SK 고지 스프링캠프에는 최근 김성근 감독을 둘러싼 두가지 설이 돌고 있다. 하나는 '건강 이상설.' 또 다른 하나는 '코치들에 대한 분노설'이다.
특히 쌍방울이나 LG서 김 감독을 겪어본 코치나 선수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포수 장재중과 박경완은 김 감독이 오전 내내 자리를 비운 8일 "아무래도 몸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김 감독이 트레이너를 대동하고 어딘가로 떠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최근 몸살 기운 때문에 몇차례 병원을 다녀온 터라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홍범 트레이닝 코치는 "감독님이 아무래도 코치들에게 뭔가 단단히 화가 나신 것 같다"며 또 다른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가지 설 모두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 감독은 이날 병원이 아닌 서점을 다녀왔다. 트레이너와 함께 간 것은 야구 선수들에게 좋은 식단과 관련된 책을 소개해주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이런 의혹에 대해 "코치들에게 불만 같은거 없다. 컨디션도 좋기만 하다"며 빙긋 웃어보였다. 그럼 왜 자꾸 이런 의문들이 나오는 것일까.
정답은 김 감독의 달라진 훈련 운영 방식에 있었다.

김 감독은 원래 가장 앞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스타일이었다. 모든 부문을 직접 관장하며 캠프를 이끌었다. 불펜에서 투수를 지켜보면서도 야수들 훈련까지 빼놓지 않고 체크해 선수들로부터 "잠자리 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고지 캠프에서의 김 감독은 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훈련장에서 사라지는 일이 잦다. 캠프가 진행될 수록 횟수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전에 없는 모습이다보니 그를 경험한 코치나 선수들의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믿음에서 생겨난 변화다. 믿고 맡길만한 코치들이 포진된 만큼 나서기 보다는 멀찍이서 지켜보며 시간을 갖기로 한 것. 큰 틀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맡겨두고 있는 이유다.
김 감독은 "솔직히 예전엔 1분만 자리를 비워도 내가 먼저 불안해졌다. 하지만 이젠 여유가 생겼다. 코치들이 알아서 움직여주니 보지 않고 있어도 편하다"며 "가끔 너무 눈에 띄는 단점이 보이면 따끔하게 혼을 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맡겨두고 있다. 덕분에 코치들이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고지(일본)=정철우기자 butyou@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