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3일(이하 한국시간) 리버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맨유 선수들과 함께 리버풀 호텔에서 하루밤을 보냈다. 16명의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을 작정이었다면 맨체스터에 남겨두고 왔어야 할테지만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리버풀까지 데려갔다.
박지성이 골을 넣기위해 공격적인 모드를 취하지만 아직까지 퍼거슨의 믿음은 긱스쪽으로 더 무게감이 실리는게 사실이다. 지난1월 22일 아스널 원정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런던까지 동행했던 박지성은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긱스는 90분 풀타임 활약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시즌 중요한 경기에는 박지성보다 긱스를 중용하는 로테이션을 실시했다. 레딩의 코펠 감독이 1진과 2진을 구별해 리그와 FA컵 대회를 진행해 왔다면 퍼거슨은 대회에 따른 구분이 아니라 개별 경기에 따라 선수 선발을 달리 하고 있다.
이런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은 선수들간 경쟁을 유발시키고 팀내 긴장감을 유지시킬 수 있다. 특히 장기 레이스에서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퍼거슨 감독은 2개의 스쿼드로 팀을 이끌기보다는 경기전까지도 엔트리 포함여부를 알려 주지 않으며 선수들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유지시킨다.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을 생각이면서 원정 도시 호텔까지 데리고 가는 퍼거슨 감독의 노림수를 알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의 스쿼드 로테이션의 특징은 1진과 2진이 확연히 구별되지 않는다. 여기에 코펠과의 차이가 있다. 자신이 판단하는 경기의 중요도에 따라 적절하게 선수들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 2월24일 풀럼 원정경기에서 박지성은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는 못했다. 긱스가 골을 성공시키지 않았다면 박지성의 출전은 가능할 수 있었다. 풀럼과 같이 상대적으로 약체와 경기에는 박지성의 출전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자칫 무승부로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골을 넣어 컨디션이 좋은 긱스를 빼고 박지성을 투입하기보다는 골넣은 선수에 대한 추가골 기대 차원에서 긱스를 90분간 뛰게 했다.
맨유는 이제부터 매 경기가 트레블 달성을 위한 살얼음판이다. 트레블은 단순히 3개 대회 우승을 의미하지 않는다. 맨유의 떨어진 자존심을 되살리고 명가의 컴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팬들은 박지성이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맨유가 넘어야할 산들을 생각하면 박지성의 출전은 분명 로테이션의 적용을 받을 것이다. 경기의 중요도에 따른 퍼거슨 감독의 선택이 매 경기 달라질 것을 눈치챘다면 박지성의 출전여부를 미리 점쳐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조이뉴스24 /변현명 기자 ddazz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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