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유일한 ‘농촌 드라마’이자, 현재 시점에서 최장수 드라마인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가 17년 만에 막을 내린다고 한다.
소재 빈곤이 그런 결정의 배경이었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후속 프로그램이 ‘농촌 드라마’라는 점이다.
유윤경씨가 대본을 맡고 신창석 PD가 연출하는 ‘자꾸만 보고 싶네’가 유일했던 농촌 드라마의 맥을 이어간다. TV 시청의 보편적 권리라는 어려운 숙제를 끌어다 대지 않고도, 자식을 도시로 떠나보내고 외롭게 농촌을 지키는 수많은 어버이에 대한 도회인의 느낌 만 생각하더라도, KBS의 판단은 공영방송으로서 훌륭한 결정이다.

한류의 중심에 선 ‘욘사마’ 배용준이 수년간 숙고한, 한국 드라마 사상 가장 비싼 환타지인 ‘태왕사신기’ 같은 대작이 절실히 필요한 게 분명한 것처럼, 향수에 대한 되새김질 또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농촌 드라마 제작에 대한 고충은 이해한다.
한국 드라마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전원일기’가 그랬을 것처럼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도 17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켜내기 위해 말로 못할 사연이 많았을 것이다. 외부 잔소리는 말할 필요도 없겠다. 외부의 조언이나 비판보다 더 괴로운 것은, 제작진이 뽑아야 할 끝없는 창의성이리라. 그 창조의 고통을 우리는 외면해서 안된다.
그런데도 누구에게나 역할은 남는다.
‘전원일기’와 ‘대추나무~’가 안아왔던 부담을 이제 ‘자꾸만 보고 싶네’ 제작진이 맡아야 한다. 대추나무 종영과 관련, 고영탁 KBS 드라마 1팀장은 “신선한 농촌 드라마를 선보이기 위해” ‘대추나무~'를 종영하고 ’~보고 싶네‘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다.
일단 그 새로운 시도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싶다.
농촌 드라마를 보는 농부들은, 그리고 어려 농촌에서 자랐고 지금도 명절 때마다 ‘귀성 전쟁’을 치르며 시골에 가야하는 이중 정체성의 도회인은, 그동안에 펼쳐졌던 농촌 드라마의 소재 부족을 탓했던 게 아니라, 소재가 가지는 의미와 소재가 드러내는 모습에 대한 리얼리티의 부족을 질타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고 싶네’ 제작진이 고려했으면 한다.
지금은 그래야만 농촌 드라마가 의미를 갖는다.
그러기 위해 하나 더 부탁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그러하였겠지만, 지금의 농촌 현실에 대해 더 깊은 취재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현실을 암울하게만 봐달라는 주문은 아니다. 그곳의 희노애락을 제대로 짚어내 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리영희 선생이 ‘새는 左右의 날개로 난다’고 설파한 것에 빗댄다면 ‘사람은 都農의 향수로 산다’. 온갖 풍요에 젖어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도시인의 안타까운 발버둥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자꾸만 보고 싶네’에서 그 접점을 보고 싶다. 온고지신 드라마라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을, 내 부모와 함께 갖고 싶다.
사실 신창석 PD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드라마에 2가지를 담고 싶습니다. 하나는, 농촌하면 드는 전형적 이미지, 푸근함이죠. 또 하나는 농촌의 변화된 현실입니다. 예를 들면, 10%에 육박하는 외국인 농부, 국제 결혼, 귀농 등이죠. 하지만 현재 농촌의 현실이 그게 다는 아닐 겁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도 많겠죠. 그래서 보조 작가 2명을 농촌에 보내 생생한 현실을 취재하고 있는 중입니다."
조이뉴스24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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