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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박주영- 최적의 위치를 찾아라


지난 2월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내내 공격이 쉽사리 전개되지 못했다. 전반 43분 수비수 곽태휘가 설기현의 가로지르기를 받아 헤딩골을 넣기는 했지만 순간적인 판단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당시 박지성(27, 맨체스터UTD)은 공격형 미드필더, 박주영(23, FC서울)은 최전방 공격수에 자리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활동폭이 넓은 박지성의 움직임과 2선 침투가 좋은 박주영의 영역이 겹치면서 공격의 맥이 자주 끊겼다. 수비와 미드필드 간의 간격을 좁혀 걸어잠그는 투르크의 전략에 어울리지 않는 배치였다.

후반, 박지성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이동하고나서야 두 선수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9분 염기훈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김두현이 투입됐고, 박지성이 깬 공간에 패스를 넣고 박주영이 받아 주변 동료에 연결해 슈팅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공격이 전개됐다. 이런 포메이션이 먹혀들면서 후반에만 3골이 연이어 터져 4-0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후 3월 26일 북한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에서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을 왼쪽 날개, 박주영을 처진 공격수로 배치시켜 다시 한 번 효과를 보려 했다. 하지만 북한측이 다섯 명의 일자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드 간의 촘촘한 간격 유지로 그물을 짜자 이들의 공격은 쉽사리 전개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이 전반 26분 목 부상으로 김두현과 일찍 교체된 것이 답답한 경기를 만든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김두현이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면서 박지성-박주영 두 선수와 자주 위치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것이 축구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후반 박지성이 다시 공격형 미드필더로, 박주영이 최전방 공격수로 전진하면서 공격은 어렵게 풀려만 갔다. 박지성은 후반 36분 설기현이 한태유와 교체돼 나가자 오른쪽 공격수로 이동하는 등 팀 전술 변화에 따라 위치 이동이 잦았다.

공통적으로 투르크와 북한은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공식을 들고 나왔다.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 박지성의 위치 변화를 통해 골을 노리는 방식으로 경기를 전개했고, 투르크와 달리 북한의 수비 집중력이 끝까지 유지된 것이 두 경기간 점수 차이를 불러왔다.

내셔널리그 고양 국민은행의 이우형 감독은 지난 21일 FA컵 32강전 FC서울의 경기를 앞두고 수 차례 박주영이 출전한 소속팀 경기 비디오 분석을 한 뒤 "박주영은 포항처럼 미드필드에서 세밀한 패스와 공간 점령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에서 골 넣기가 쉽다"라고 설명했다.

4연전의 첫 출발인 31일 요르단과의 홈경기는 최종예선 진출을 조기에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박지성-박주영, 걸출한 두 선수에게 최적의 위치가 어디냐는 대표팀의 승리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이자 역설적이게도 고민거리가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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