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동구권의 다크호스 체코를 완파한 것은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패스 게임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유럽의 스페인 프랑스 등과 함께 가장 정교한 컴비네이션 플레이를 자랑하는 팀이다. 지난 유로 2004에서도 가장 패스 성공률이 높았던 포르투갈은 이날 체코전에서도 자신들의 특기를 십분 발휘하며 완승을 거뒀다.
포르투갈의 패스 루트 및 움직임을 자세히 분석해보자. 경기 직후 UEFA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TSG)이 분석한 공식 기록지를 보면 포르투갈의 놀라운 패스 능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포르투갈은 총 516회의 패스를 시도해 이중 398회를 성공시켜 77%의 적중률을 보였다. 체코가 356회의 패스를 시도해 251회 성공시킨 것(71%)에 비하면 압도적인 우위였다.
포르투갈과 체코는 장거리 패스(롱-볼)에서는 86-80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중간거리 패스 255-149, 짧은거리 패스 98-62로 포르투갈이 크게 앞섰다. 포르투갈은 이렇게 정밀한 컴비네이션 플레이를 앞세워 볼 점유율 60%-40%로 앞서며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다.
포르투갈의 패스 루트를 살펴보자.
출전 선수 전원이 고루 패스를 주고받은 가운데서도 페레이라→데쿠(14회), 페팃→데쿠(11회), 데쿠→페팃(10회), 데쿠→호나우두(14회), 데쿠→시망(9회), 데쿠→보싱와(9회), 보싱와→페팃(9회), 보싱와→시망(9회)으로의 패스가 가장 많았다.
중앙 라인을 확실히 거쳐 좌-우 날개로 열어주었고, 오른쪽 풀백(보싱와)과 오른쪽 윙어(시망)의 연계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왼쪽 윙어로 출전한 호날두의 경우 세계 최고의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데쿠의 패스를 받아 직접 돌파를 하다가 동료에게 내주는 플레이를 많이 시도했다.
반면 체코의 패스 루트는 단순했다. 선수들의 패스는 다비드 로제흐날(27회), 밀란 바로시(26회), 리보르 시온코(22회)에 많이 집중됐다. 이중 실제 공격 연결용 패스는 바로시와 시온코에게 이어진 것이었고, 로제흐날에게 연결된 것은 수비 때 볼을 돌리기 위한 것이었다. 전반적으로 포르투갈에 비해 패스의 루트가 단순한 편이었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스위치'와 '패스 & 런'에서도 체코를 압도했다. 호날두, 시망, 데쿠, 무팅요 등 2선의 선수들이 수시로 위치를 바꾸고 날카롭게 자르고 들어가면서 체코 수비진을 흔들었다.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볼을 소유한 선수들이 쉽게 패스를 할 수 있었다.
체코는 전반 25분까지 상당히 좋은 경기를 펼쳤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데쿠에게 선제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강력한 압박 플레이로 포르투갈을 상당히 괴롭혔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포르투갈 2선 선수들의 스위치 플레이 및 러닝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고전을 하기 시작했다.
체코로서는 코너킥 또는 프리킥 등 세트 플레이에서의 공중전 때 몇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후 포르투갈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조이뉴스24 /제네바(스위스)=장원구 전문기자 playmake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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