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할 말은 없다. 대회 날까지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오는 2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스피릿MC 17 – All In'에서 격돌하는 권아솔(22, 목포프라이드긍지관)과 김도형(26, 선후체육관)이 서로를 향해 '으르렁' 대고 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경기는 역시 1년간 치열한 장외싸움을 벌여온 '타격 스페셜리스트' 권아솔과 '주먹 대통령' 김도형의 대결.
그들의 감정 싸움은 이미 1년여 전부터 시작됐다. 한 격투기 매체를 통해 타 단체에서 활동하던 김도형이 "스피릿MC 선수들은 나보다 한 수 아래"라고 언급한 뒤 대표적 선수로 권아솔을 지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안그래도 거침없는 입담으로 유명한 권아솔이 이를 듣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권아솔은 바로 김도형에게 가시돋힌 독설로 맹공을 퍼부었고, 김도형 역시 다시 맞받아치며 둘 간의 신경전은 극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소속사가 달라 쉽게 경기가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김도형이 지난 3월 스피릿MC로 이적하며 둘의 대결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 4월 스피릿MC 16회 대회에서는 둘의 감정싸움이 극명하게 표출되기도 했다. 김도형이 스피릿MC 데뷔전에서 승리한 후 권아솔을 향해 "마이크 들고 놀지 말고 자신 있으면 지금이라도 한판 붙자"라고 도발한 것. 당시 방송해설 중이었던 권아솔은 이 말을 듣고 링 위로 난입, 난투극 일보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을 연출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둘을 떼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주최사의 매치업 발표. 주최 측은 곧바로 링 위에서 "다음 대회에서 그들의 경기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둘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 사건으로 상당액의 벌금을 내야 하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제 그들의 결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민해져 있는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다.(같은 질문에 대답한 선수의 발언을 모아 가능한 그대로 게재했다.)
-컨디션은 어떤가?
권아솔(이하 권) "좋다. 다른 대회 전과 다를 게 없다."
김도형(이하 김) "최고다. 빨리 경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대회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권 "물론이다. 그냥 하던 대로 잘하고 있다. 괜히 중요한 시합이라고 몸과 마음에 부담 주고 오버트레이닝 하면 지더라."
김 "모든 대회가 중요하기 때문에 난 항상 전력 투구, 완전 연소한다. 특별히 따로 하는 것은 없다. 빨리 경기를 해서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지난 대회에서 권아솔의 난입으로 인해 생각보다 빨리 경기가 성사된 것 같은데?
권 "김도형 선수는 실력이 워낙 출중하다. 나도 분명 그가 강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스피릿MC에서 내 자리를 넘보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흥행을 위해서 지금 그와 내가 붙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김 "오히려 늦었다고 생각한다. 서로 타 단체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경기를 할 수 없었다. 그 탓에 장외에서 말로만 왈가왈부했다는 게 '쪽'팔리기도 한다. 빨리 끝내고 싶다.
-1년여 동안의 설전 끝에 대결하게 된 소감은?
권 "김도형과의 경기는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해외전의 가능성까지 점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정말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할 것이다. 이광희와의 경기보다 더 많은 것을 준비했다. 이 경기는 세계를 향한 나의 전초전일 뿐이다."
김 "지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무조건 이기지 않겠나? 둘만의 경기이긴 하지만 우리를 지켜보는 많은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빨리 내가 한국 최고라는 것을 알리고 증명이 되면 한국이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한 마디.
권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 열심히 하십쇼."
김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링 위에서 보자. 대회 날까지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조이뉴스24 /권기범 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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