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29, 풀럼)이 '미래'를 걸고 부산전에 나선다.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설기현이다. 방출설까지 돌았다. 그 파장은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여실히 들어났다. 리그에서 경기를 뛰지 못한 설기현은 감각을 잃었고, 대표팀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2008~09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각 클럽들은 시즌을 대비해 선수들을 점검하고 있다. 올 시즌에 나설 선수들을 고르고 있다. 풀럼 역시 다르지 않다. 한국 투어를 나선 것은 선수들을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다.
두 차례 친선경기를 갖기 위해 21일 방한, 인천공항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로이 호지슨 풀럼 감독은 "한국 투어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경기다. 선수들을 분석할 것이다. 경기 뛸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판단할 것이다. 프리시즌 매치는 그만큼 중요하다"며 한국 투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 투어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주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설기현도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절실했다. 설기현이 모든 것을 걸고 한국 투어에 임하는 이유다. 설기현의 '미래'가 달렸다. 설기현이 이번 한국 투어에서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시즌 그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설기현은 "한국 투어를 와서 1주일에 2경기가 있다. 단순한 투어가 아니라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다. 감독이 기회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감독 눈에 들도록 할 것이다. 감독이 필요로 하는 선수,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경기에 임하는 열정과, 주전 확보를 위한 의지를 보였다.
설기현은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안정환이 뛰고 있는 부산을 23일 만난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이지만 설기현의 머릿속에는 '승리'만이 있었다. 설기현은 "황선홍 감독과 안정환이 있는 부산이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개인적으로 시즌을 앞둔 중요한 경기라, 신중하게 임할 것이다. 우리팀이 이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동료애'를 생각할 여유는 일찌감치 버렸다.
호지슨 감독은 "나는 설기현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를 기다릴 것이다. 한국 투어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지난 시즌 나의 결정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설기현이 호지슨 감독의 생각을 바꿔놓을지, 아니면 지난 시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 그의 '미래'가 걸린 한판 대결은 2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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