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보이' 이대호(26, 롯데)가 주특기인 '홈런+느린발(?)'로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신장 1m93cm˙체중 100kg의 '거구' 이대호. 그는 3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출전해 알콩달콩 재밌는 장면을 연출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을 즐겁게 했다.
1회였다. 이색적인 라인업을 선보인 동군 사령탑 SK 김성근 감독. 톱타자라는 낯선 타순에 배치된 이대호는 첫타석서 서군 선발 윤석민의 132km짜리 변화구를 통타했다. 쭉쭉 뻗어나가는 타구. 이대호는 1루베이스를 밟으며, 홈런을 직감한 듯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러나 홈런이 되는가 싶었던 타구는 펜스 상단을 맞고 그라운드 안쪽으로 굴러들어왔다. 두 눈을 뜨고 그 광경을 지켜본 이대호는 "어이구"하며 서둘러 2루베이스로 향했고, 홈런인 줄 알고 열광했던 롯데팬들은 아쉬움을 떨치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자지러졌다.
2루에 안착한 이대호는 자신을 괴롭힌(?) 타구를 바라보며 '아쉽다'라는 익살스러운 제스처를 취하면서 멋적게 손을 흔들었다.
3회에는 또다시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팬들은 하나같이 "이대호 뛰어라"고 외쳤다. 팬들의 함성을 들었을까. '느린발'이 주특기(?)인 이대호는 '알았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 이대호의 도루 시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음타자 김주찬이 곧바로 좌전안타를 날려 이대호가 도루를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는 없었다.
이대호가 보여줄 것은 또 있었다. 이대호는 4회 우리 장원삼의 136km 직구를 노려쳐 우측담장을 훌쩍 넘겼다. 역시 '거포'답게 시원한 홈런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 것.

하지만 홈런조차 이대호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8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서는 '기습번트'까지 시도하고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아쉽게도 그 타구는 3루측 파울 라인을 벗어나 이대호가 기습번트 안타를 기록하는 모습도 무산되고 말았다.
이대호는 무척 아깝다는 표정과 미소 띤 얼굴로 '0.1톤'의 몸을 이끌고 '성큼성큼' 타석으로 되돌아왔다.
이런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이대호에게 MVP의 영광이 돌아간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조이뉴스24 /문학=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사진 류기영기자 ry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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