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요코하마구장서 쏘아올린 이승엽(32, 요미우리)의 그림 같은 3타석 연속홈런에 일본 언론들이 "이승엽이 전설을 이끌고 있다"는 식으로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이승엽의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올 시즌 개막과 함께 구단 창단 후 첫 개막5연패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안고 스타트를 끊었다. 굴욕스럽게 시즌을 시작해 중반까지 성적 부진에 시달렸지만 시즌 막바지 쾌조의 6연승 휘파람을 불며 막판 스퍼트를 제대로 하고 있는 요미우리다.
최근 요미우리를 지켜보면 속속 복귀한 거액 연봉 스타들이 맹활약하며 각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마지막 카드 이승엽마저 16일 경기서 3홈런 7타점으로 전력에 본격 가세했으니 그야말로 '천하무적'처럼 보인다.
이쯤 되니 일본 언론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인터넷판과 '지지통신' 등은 경기 직후 "이승엽의 3연발 홈런포로 요미우리가 한신과의 승차를 3게임으로 줄였다"는 기사를 속보로 내보냈으며, 요미우리 구단 홈페이지는 "이승엽이 요미우리의 6연승을 이끌며 V2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요미우리 계열사 '스포츠 호치'는 17일자 보도를 통해 "이승엽의 3홈런 7타점의 활약으로 '전설 만들기'에 한 걸음 다가섰다"며 이승엽이 V2를 꿈꾸는 요미우리 하라 감독에게 커다란 선물을 안겨준 것으로 호들갑스럽게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이 요미우리의 요즘 모습에 '전설' 운운하는 것은 12년 전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요미우리는 시즌 중반까지 선두 히로시마에 '14.5경기'까지 뒤지다 이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한 전력이 있다. 다시금 일본 야구계에서는 '요미우리 전설'이라는 말을 끄집어내며 당시 상황과 2008년 페넌트레이스 판도가 흡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것.
한때 13.5경기까지 벌어졌던 요미우리와 선두 한신과의 격차는 16일 현재 불과 '3경기' 차로 좁혀졌다. 요미우리는 19일부터 한신과 맞붙는데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역전 우승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가늠해볼 수 있다.
이승엽은 "한 경기 3타석 연속홈런도, 7타점도 한국 시절을 포함해 생애 처음으로 기록한 것이다. 너무도 흥분됐다"며 "지금도 컨디션이 완벽하다고 생각치 않는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격감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해 여전히 홈런에 대한 목마름이 있음을 드러냈다.
'스포츠 호치'는 "이승엽이 팀의 역전우승을 향해 한 단계 변신을 노리고 있다"며 요미우리의 V2 달성에 이승엽의 역할이 중요함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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