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2연패에 빠졌다. 홈구장에서 당한 2연패인 터라 로이스터 감독을 비롯 선수단이 받은 충격은 적지 않다. 11일부터 대구구장서 열리는 3, 4차전 가운데 이제 한 번만 패하면 8년 만의 가을 야구는 허무하게 종지부를 찍는다.
지난 9일 롯데는 사직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마저 3-4로 패했다. 아쉬웠던 장면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 롯데의 주요패인은 바로 중심타선의 침묵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테이블세터는 펄펄 날았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타점을 올려줘야 할 클린업트리오는 땅바닥을 기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기록상으로도 테이블세터의 활약(?)은 확연히 드러난다. 톱타자 김주찬은 이날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롯데가 낸 3점을 모두 김주찬이 견인한 셈이다. 2번 타자 이인구 역시 5타수 4안타라는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 롯데가 기록한 총 12개의 안타 가운데 이 두 명이 8안타를 합작했다. 어찌보면 삼성과 9명대2명으로 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테이블세터가 날아다닌 가운데 정작 점수를 올려줘야 할 클린업트리오는 경기 내내 침묵을 거듭했다. 3번 조성환은 5타석 모두 김주찬 또는 이인구가 누상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타점을 올리거나 진루타를 칠 기회를 맞았지만 병살타와 삼진으로 번번이 물러나 롯데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이대호가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체면치레만 겨우 한 정도고, 시즌 타점 1위 가르시아는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석 때마다 속절없이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김주찬과 이인구가 거의 매번 득점기회를 후속타자들에게 넘겼지만 팀의 중심타선은 귀신에 홀린듯 영양가 없는 방망이질만 해댔다. 수 차례 찾아온 득점 기회에서 이들 중 한 명만이라도 제 활약을 펼쳤더라면 경기의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었기에 롯데팬들의 한숨 소리는 커져만 갔다.
특히 조성환은 이날 5타수 무안타 침묵으로 1차전에 이어 가을야구 9타수 무안타라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시즌 내내 해결사로 맹활약하며 롯데의 가을 야구 참가를 이끌었지만, 정작 본무대에서는 긴장 탓인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경기 후 사복으로 갈아입고 사직구장을 떠나는 이인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무리 치고 아무리 뛰어도 클린업 트리오의 부진 탓에 삼성(9개)보다 안타수(12개)가 많았지만 결국 득점은 적었다. 게다가 2연패를 당했다. 이인구의 표정이 어두울 만했다.
이제 롯데는 11일 대구구장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패하면 롯데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가을 야구는 허무하게 끝나게 된다. 중심 타선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3연패 탈락'이라는 굴욕까지 당할 수 있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