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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두산의 '발야구'가 이겼다


두산이 '발야구'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준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16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4 동점의 팽팽한 균형을 깨뜨리며 두산이 승기를 잡은 시발점은 바로 이종욱(28)의 발이었다.

이종욱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삼성의 구원투수 권혁과 볼카운트 2-3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기어코 볼넷을 얻어내 공격기회를 열었다. 이 때 이종욱은 번트 동작을 여러차례 시도하면서 삼성 내야 수비진을 흔들기도 했으며, 볼카운트 1-0에서는 번트를 대는 척 하다가 방망이를 빼 삼성 포수 진갑용의 심기마저 흔들어놓았다.

진갑용이 3루심에게 번트 스윙 판정을 물었지만 볼 판정을 받자 주심에게 약간의 어필을 하는 등 여러 모로 삼성 쪽의 신경을 긁었다.

이어 이종욱은 1루에 출루해서도 2루 도루를 하려는 몸동작을 계속 보이면서 마운드에 있던 권혁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흔들린 권혁은 결국 다음 타자 오재원까지 볼넷으로 내보내고 강판당했다.

계속된 공격을 통해 무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4번타자 김동주가 우익수 플라이를 쳤다. 2루수 바로 뒤쪽에서 잡힐 정도로 워낙 짧은 타구였지만 3루에 있던 이종욱은 망설임없이 홈으로 뛰어들었고, 당황환 삼성 우익수 최형우의 송구가 옆으로 치우치면서 이종욱은 5-4로 경기를 뒤집는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6-4로 리드를 잡은 2사 2루에서는 고영민의 유격수 땅볼 때 삼성 박진만이 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했는데, 2루에 있던 김현수가 어느 틈에 홈까지 내달아 승부에 쐐기를 박는 7번째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두산의 발야구는 추격 과정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0-4로 끌려가던 4회말 홍성흔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은 뒤 2사 1루에서 고영민은 우익수 오른쪽 3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 때 고영민은 삼성의 우익수 최형우가 약간 주춤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3루까지 가는 기민한 모습을 보였다. 이대수의 추가 안타로 고영민은 홈을 밟아 패색이 드리웠던 경기를 3-4까지 따라붙는 데 징검돌을 놓았다.

두산은 6회말에도 1사 상황에서 이대수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친 다음 최형우가 펜스 맞고 튀어나온 공을 우물쭈물 펌블하는 실책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재빠르게 내달리는 '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경기 내내 이러한 기동력의 야구를 앞세워 두산은 가장 중요한 일전이던 1차전을 승리로 엮어내는 기쁨을 맛봤다.

조이뉴스24 /잠실=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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