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벌'전으로 불리는 경기들에는 언제나 예측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거나 당혹스럽게 만든다. 전력에서 우위여도 대패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고, 무명의 선수가 경기의 깜짝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29일 저녁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는 올 시즌 최고의 빅매치 수원 삼성-FC서울의 정규리그 24라운드 겸 양팀간 시즌 네 번째 경기가 열린다.
양 팀은 올해 세 번 만나 2승1패로 수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컵대회에서 한 조에 속하는 바람에 이번까지 네 번을 싸우게 된 것이다.
세 차례의 만남은 모두 드라마였다. 4월 2일 원정으로 상암벌을 찾은 수원은 서동현의 라보나 힐킥 골과 조용태의 골에 박현범이 도움을 기록하며 2-0으로 승리했다. 양 팀 합쳐 경고가 8장이나 나오는 치열함 속에 물오른 서동현과 조용태 박현범 두 신예의 발견 등 수원에 소득을 안겨준 경기였다.
열하루 뒤 같은 장소에서 4만 4천여 명을 모아놓고 치른 정규리그에서는 신영록이 화려하게 비상했다. 골을 터뜨리지 못해 교체되려던 상황에서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안긴 데 이어 후반에도 한 골을 보태 다시 한 번 2-0의 승리를 안겼다. 차범근 감독의 믿음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7월 2일은 서울의 신예 이승렬의 존재를 확연하게 드러낸 경기였다. 전반 종료 직전 이승렬은 페널티지역에서 수원의 수비를 헤집고 왼발로 골을 넣으며 수원을 무너트렸다. 박주영이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서 이뤄낸 골이라 가치는 배가됐다.

이전에도 두 팀의 경기에서는 예기치 못한 선수가 골을 터뜨리며 기쁨을 안겨줬다. 지난해 3월 21일 컵대회에서 박주영에 해트트릭을 내주며 1-4로 서울에 대패한 수원은 4월 8일 정규리그에서 신인 하태균이 5만 5,397명의 최다 관중 앞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 분위기를 살려준 것을 물론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의 위용을 과시했다.
2006년에는 서울의 유망주 천제훈이 수원팬들의 속을 쓰리게 했다. 7월 26일 컵대회에서 올리베라의 골로 앞서가던 수원은 후반 39분 천제훈이 기막힌 동점골을 터트려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별것 아닌 무승부 같았지만 서울이 자력으로 컵대회 우승을 확정짓는 골이었다. 서울은 남의 집에서 신나게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등 수원 팬들의 속을 긁었다.
한 달 뒤인 8월 2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맞대결서는 이관우가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낸 뒤 수원 팬 앞으로 달려가 거수경례를 하며 신고식을 했다. 이 경기를 바탕으로 이관우는 수원의 후기리그 우승 주역이 됐다.
이런 이야기들을 뒤로 하고 다시 만나는 양 팀에서 이번엔 누가 주인공이 될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서울은 최근 물오른 왼발을 과시하고 있는 이상협과 이승렬, 수원은 컨디션이 좋은 배기종과 부상에서 회복해 포항전에서 경기 감각을 조율한 백지훈의 발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위 사진-2007년 4월 8일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수원 삼성 하태균의 세리머니 *아래 사진-2008년 7월 2일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FC서울의 이승렬과 팀 동료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