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2008 결산] K리그 다시 보는 '명승부 베스트7'


올 시즌 K리그에서는 총 646골이 터졌다. 지난해 터진 574골보다 무려 72골이나 더 나왔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대구FC가 62골로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를 더 치른 수원 삼성(65골)에 이어 전체득점 2위를 차지했다.

수 많은 골이 K리그를 수놓았고 극적인 골도 많았다. 646골에는 명승부가 녹아 있었다. 2008년 그라운드를 달군 흥미진진했던 경기를 조이뉴스24가 되돌아봤다.

#1. 3월 8일 포항 스틸러스 2-1 전남 드래곤즈 : 남궁도, 전역 신고 골 터뜨리며 극적 역전승 주인공으로 거듭나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는 정규리그서 우승, 올 시즌 AFC(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야심차게 선수들을 보강했다. 남궁도는 그 중 한 명이었다. 광주 상무에서 전역 후 원소속팀 전남 드래곤즈로 돌아간 그는 고기구와 트레이드돼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운명처럼 포항은 3월 8일 전남과 시즌 공식개막전을 치르게 됐다. 후반 12분 알도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남궁도는 1-1로 맞서던 후반 48분 이상용 주심이 입에 호각을 문 순간 골지역 왼쪽을 파고들어 오른발 슈팅, 결승골로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2. 5월 3일 전남 드래곤즈 3-3 FC서울 : 치고받기의 명품 경기

1만4천28명의 관중이 들어찬 광양 축구전용구장. 선선한 저녁에 치러진 경기에서 양 팀은 전반 시소게임을 했지만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야기는 후반에 가면 달라진다.

후반 2분 전남은 김태수의 골을 시작으로 4분 슈바가 헤딩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여유있게 앞서갔다. 곧바로 후반 13분 FC서울 이청용이 김은중의 킬러 패스를 받아 추격골을 터뜨리며 반격을 개시했다.

서울은 침묵을 지키고 있던 패트리어트 정조국이 후반 31분 골을 터뜨리며 세뇰 귀네슈 감독을 향해 포효했다. 39분에는 서울의 데얀이 전남의 수비진을 농락하며 골을 뽑아내 승리를 거두는 듯했지만 후반 45분 전남 고기구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후반에만 3골씩 주고받은 대난타전이었다.

#3. 5월 11일 부산 아이파크 1-2 대전 시티즌 : 손녀와 며느리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거둔 노 감독의 200승

K리그 감독 최초 200승을 놓고 울산 현대의 김정남 감독과 묘한 경쟁을 벌이던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에게 큰 슬픔이 다가왔다. 며느리와 손자를 교통사고로 하늘로 떠나보내게 된 것이다.

슬픔을 뒤로하고 김 감독은 부산과의 경기에 나섰다. 세 경기째 승리를 못해 감독 통산 승리 기록은 199승에서 멈춰 있었다. 부산도 승리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부산 아시아드를 벗어나 구덕운동장에서 옛 대우 로얄즈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의미있는 경기였다.

대전은 전반 25분 이여성의 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19분 김승현에게 페널티킥을 허용, 김호 감독의 200승을 또 다시 미루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45분 김민수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이성운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시원하게 골을 넣었고 마침내 김 감독의 200승이 달성됐다. 경기종료 후 선수들은 김 감독을 둘러싸고 큰 절로 대기록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했다.

#4. 6월 25일 성남 일화 4-3 대구FC : 공격 축구란 이런 것

대구FC의 폭발적인 공격축구는 올 시즌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변병주 감독 매니아가 생길 정도로 대구의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최다골, 최소 실점'을 지향하는 성남 일화와의 경기는 극단적인 축구의 결정판이었다.

대구는 전반 1분 에닝요가 환상적인 패스로 김주환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7분에는 '팔공산 테베즈'로 불리는 조형익이 에닝요의 골에 도우미로 나서는 등 잘 나갔다. 김주환이 자책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2-1로 앞서가 성남을 혼내주는 듯했다.

후반, 잠자고 있던 성남의 공격력이 폭발했다. 에닝요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 넣어 3-1이 된 상황에서 최성국, 두두, 모따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대구의 수비진을 몰아붙이며 3골을 작렬해 대역전승을 거뒀다. 양 팀은 공격축구의 끝을 보여줬다.

#5. 8월 31일 수원 삼성 1-1 부산 아이파크 : 죽다 살아난 수원

전반기 18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던 수원은 올림픽 휴식기 이후 위기를 맞이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속출로 서울, 성남의 맹추격을 받던 도중 부산을 만나게 됐다.

부산은 황선홍 감독이 휴식기 동안 팀을 변화시켰고 중심에는 후일 대표팀에 선발된 190cm의 장신 공격수 정성훈이 있었다. 정성훈은 전반종료 직전 아크 왼쪽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작렬하며 머리가 아닌 발도 쓸모가 있음을 보여줬다.

1-0으로 앞서간 부산은 수원을 압도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다급한 수원은 동점골을 노렸지만 부산의 끈끈한 수비 앞에 힘을 쓰지 못했고 패배의 나락에 빠지는 듯했다. 그러나 '폭주 기관차' 김대의가 후반종료 직전 골 지역에서 흘러나온 볼을 왼발로 강하게 차 골을 넣으며 차범근 감독의 타들어가는 속을 진화했다.

#6. 9월 27일 수원 삼성 2-5 전북 현대 : 조재진-루이스, 친정 상대로 골 폭격

5월 5일 어린이날 전주성에서 겨룬 경기에서 수원 삼성은 전북 현대에 2-1로 승리를 했다. 그러나 친정 팬들을 상대로 조재진이 일명 '감자 바위' 세리머니 의혹을 불러일으켜 다시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관심이 모였다.

전북과의 경기에 앞서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를 상대로 다섯 골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패한 수원이었다. 전북은 조재진이 전반 29분 선제골을 작렬하며 원정 응원온 1천여 팬들 앞에서 포효했다. 수원도 신영록이 8분 뒤 동점골을 작렬하게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애를 썼다.

후반 팽팽하던 경기는 27~37분 사이 급격히 전북 쪽으로 기울어졌다. 여름 휴식기 수원으로부터 방출당한 외국인 미드필더 루이스가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백조로 거듭났고, 다이치의 두 골을 포함 4골을 몰아넣으며 완벽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친정을 상대로 조재진과 루이스는 모든 골에 관여하며 화끈한 복수에 성공했다.

#7. 10월 26일 FC서울 1-0 성남 일화 : 이상협의 '미친 왼발', 서울 1위로 끌어올려

수원, 성남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하던 서울이었다. 세 팀간 맞대결에서 패해 3위로 밀리면 내년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은 구할 수 없을 터, 사력을 다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김치우를 대신해 이상협을 투입했다. 박주영의 프랑스 AS모나코 진출 후 공격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골을 터뜨리던 이상협은 절묘하게 공간을 파고들며 노쇠한 성남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42분 이청용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긴 가로지르기를 시도했다. 꾀돌이 박진섭의 마크를 잘 피해 왼쪽 골 지역으로 파고든 이상협은 연결된 볼을 그대로 왼발로 차 정성룡 골키퍼가 손을 대기 전 그물을 갈랐다. 1-0 승리를 거둔 서울이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2008 결산] K리그 다시 보는 '명승부 베스트7'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