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 이미자 "내 이미지 촌스럽지만 자랑스러워"

올해로 가요계에 데뷔한 지 50주년을 맞은 원로가수 이미자가 데뷔 후 자신의 노래가 촌스럽다며 서구풍의 음악이나 발라드의 유혹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이미자는 9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이미자 50주년 기념 음반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미자는 "데뷔 50년을 겪어오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났고 배고픔이 있는 시간도 지냈다. 데뷔는 굉장히 수월하게 했지만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아픈 일도 많았고 기쁜 일도 많았다. 보람된 일도 있었다"며 50년 가수 인생을 되돌아봤다.

'열 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숱한 히트곡을 발표했지만 가수 생활이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고.

이미자는 "어려움이 많았다. '동백 아가씨'가 나올 때 서구풍의 음악이 유행할 때였다. 내 음악은 촌스러운 음악이고 이미자는 촌스러운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었다. 어린 마음에 '나도 발라드나 서구풍의 음악으로 스타일을 바꿔볼까'하는 유혹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미자는 그러나 "내가 변변치 못해서 바꿀 수 있는 마음의 용기가 없었다. 바꾸는 것에 소질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오면서 노래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미자는 "지금은 보람이 있고 잘 지켜왔다는 것에 자랑스러움이 있다. 우리 가요의 뿌리를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앨범을 낼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이미자는 또 가수가 아닌 삶에 대해 "어렸을 때 일찍 데뷔해서 노래를 불러왔다. 노래를 부르는 것에만 열중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가져볼 겨를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미자는 "여러가지 어려운 시기에 5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데뷔하던 시기도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회상한다. 지금도 어렵지만 제 노래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이미자는 '이미자 50년, 세상과 함께 부른 나의 노래 101곡'이라는 50주년 기념음반을 발표했다. 이번 음반은 70곡의 히트곡과 30곡의 가요계 명곡, 신곡 '내 삶에 이유있음은'들로 꾸며져 10일 출시된다.

이미자는 또 4월 2일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 부산, 울산 등 전국 공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