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강민호, 가르시아는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SK 와이번스 마운드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고효준(26)이 '링거 투혼'을 발휘,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고효준은 21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 5.1이닝을 던져 4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005년 7월 22일 롯데전 승리 이후 4년 만에, 정확하게는 1천369일 만에 친정팀을 상대로 다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시즌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10일 히어로즈전에서 고효준은 첫승을 따내 역시 2005년 롯데전 이후 4년(1천358일)만에 감격스런 선발승을 따낸 바 있다.
이날 선발출격 명령을 받은 고효준은 경기 전날인 20일 몸상태가 좋지 않아 링거까지 맞았으나, 전혀 흔들림 없이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라 롯데 타선을 잠재워나갔다.
고효준은 이대호에게 파울홈런을 맞는 등 몇 차례 위기를 맞이하긴 했으나 구위만큼은 살아있었다.
롯데타자들은 힘에서 밀려 잘 맞은 타구가 모두 파울이 돼 벗어났고, 웬만한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1회 1사 1, 2루에서 이대호를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 더블아웃을 시켰고, 2회 1사 만루 위기서는 박기혁을 6-4-3 병살로 유도해내는 등 운도 따랐고 위기관리 능력도 뒷받침됐다.
타선 도움으로 큰 점수 차 리드를 하자 중반 이후는 고효준의 페이스. 경기 초반 워밍업을 끝마친 '뉴 닥터K' 고효준은 삼진 퍼레이드도 전개했다.
3회초 김주찬에게 첫 삼진을 뺏아낸 것을 시작으로 4회초에는 가르시아, 홍성흔, 손아섭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아웃카운트 세개를 간단하게 장식했다. 또 5회에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시원스런 피칭으로 2개의 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흠이라면 6회 주자를 한 명 내주고 물러나, 1실점했다는 것 뿐이었다.
이날 고효준은 최고구속 145km를 찍은 직구, 주무기인 '칼날 슬라이더(128km~134km)'를 앞세워, 롯데 중심타선인 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 라인을 2안타(8타석)로 막아내 출혈을 최소화했다.
오랜 무명의 설움을 털어내고 팀의 주전급 선발로 성장하고 있는 그의 상승세는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고효준은 올 시즌 5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해 2승을 올렸고, 탈삼진 부분에선 류현진(한화, 22개), 조정훈(롯데, 22개) 등 각 팀 에이스급들을 모두 제치고 27개로 당당히 1위로 나섰다. 평균자책점도 19.1이닝 2자책점으로 0.93을 기록, 이현승(히어로즈)과 공동선두다.
거침없는 고효준의 피칭을 앞세워 SK는 롯데전 11연승까지 이어갔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는 고효준의 전부다. 그것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낀 아이다"고 고효준에 대해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
조이뉴스24 /문학=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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