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축선수의 부상으로 불안한 경기 일지를 써내려갔던 두산이 더욱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신예급 선수들이 공백을 메워주며 그 동안 버텨왔지만 한계를 드러낸 것.
두산은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김선우의 초반 대량실점과 후속타 불발, 급히 짜여진 수비 포지션의 적응 부족 등으로 3-7로 완패했다.
김선우가 1, 2회 대거 5실점하며 경기 내내 끌려간 것도 아쉬웠지만, 주전 클린업트리오가 한 명도 없이 경기에 임한 두산은 공수에서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가 이어지며 주력군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이날 두산의 선발 라인업은 올 시즌 들어 최악이었다. 이종욱(턱뼈골절)과 고영민(발목인대 부상), 최승환(발목인대 부상)의 공백 속에 '꾸역꾸역' 버텨왔던 두산은 전날(22일)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한 최준석과 왼팔꿈치 통증이 심해진 김동주가 경기에 앞서 완전히 1군에서 제외되는 등 불안하게 출발했다.
게다가 김현수도 쇄골 부위에 통증을 느껴 수비 부담 없는 지명타자로 출전했지만, 한 타석만 들어선 채 타격 도중 통증이 심해져 4회초 유재웅과 교체되고 말았다. 이날 두산은 클린업트리오를 포함해 주력군 6명이 빠진 채로 롯데를 상대해야 했다.
이런 문제점은 경기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두산은 매번 안타로 주자가 출루하면서도 후속타 불발로 번번이(2회, 3회, 5회, 6회, 8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공백이 너무나 컸다 .
이 뿐만이 아니다. 갑자기 바뀐 수비 포지션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민병헌은 1회말 이대호의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내려 했지만 놓치면서 2루타를 내줬고, 2회말에는 1루수로 출장한 오재원이 가르시아의 타구에 왼 손목을 맞고 놓쳐 2루타로 만들어줬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오재원을 빼고 3루를 보던 이원석을 1루로 투입했고, 3루수에는 이대수를 긴급 투입했다. 또 좌익수 민병헌과 우익수 임재철의 포지션도 4회초에 맞바꿨다. 하지만 이대수와 임재철 역시 경기 중 아쉬운 플레이를 한 차례씩 펼치면서 김경문 감독의 속을 태웠다.
사실 모두 잡기 힘겨운 타구였기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호수비를 펼쳤을 경우 놓친 아웃카운트가 4개에 이르렀기에 추격하는 두산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클린업트리오가 모두 포함된 주력군 6명의 공백... 1위 두산의 험난한 앞길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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