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무호 초기를 이끌었던 김남일(32, 빗셀 고베), 설기현(30, 풀럼FC)이 다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까.
김남일과 설기현이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다시 받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됐다. 설기현은 지난해 6월 14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김남일은 9월 10일 북한과의 최종 예선 이후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
허정무 감독은 이들의 '경험'을 소중히 여겼다. 설기현에 대해서는 "프리시즌에 경기를 많이 나왔고 경험이 많아 본선에서 필요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김남일에 대해서도 "팀에 도움을 주는 플레이를 해주길 바란다"라며 두 차례의 월드컵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들 앞에는 '경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관문이 놓여 있다. 포메이션에 따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병행하게 될 설기현은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이승현(부산 아이파크), 염기훈(울산 현대) 등과 피할 수 없는 자리 싸움을 해야 한다.
특히 9살이나 어린 이청용이 그동안 오른쪽 측면 자리에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기둥을 박아둔 터라 설기현은 강력한 임팩트로 허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또 다른 올드보이 최태욱이 도전을 했지만 이청용을 넘지는 못했다.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 활약중인 염기훈이나 지난 12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박주영의 결승골에 사실상 도우미 역할을 했던 새내기' 이승현도 이번에 재승선해 설기현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대표팀에 나서야 한다.
김남일은 기성용(FC서울)-김정우(성남 일화)-조원희(위건 애슬레틱)로 구성된 중앙 미드필드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북한전에서의 경고누적으로 빠진 이후 차출되지 않았던 김남일은 이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대표팀과 인연이 끊겼다.
이 사이 기성용은 K리그 간판스타를 넘어 스코틀랜드 셀틱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고 고비마다 대표팀을 구했다. 김정우나 조원희도 각자의 특성을 살려 기성용의 짝으로 활약하며 입지를 구축했다. 김남일 역시 두 번의 월드컵 경험을 기반 삼아 노련미로 본선 참가 기회를 노려야 한다.
대표팀에서 멀어진 사이 김남일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0일 나고야 그램퍼스전에서는 중앙선 근처에서 골키퍼에게 백패스한 볼이 자책골로 이어졌다. 같은 달 17일 J리그 12라운드 알비렉스 니가타와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다 왼쪽 장딴지 근육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2개월 동안 재활에 매달렸던 김남일은 지난 2일 가시와 레이솔전을 통해 복귀해 고베의 세 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끌며 감각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남일이 박지성에게 내준 주장 자리는 사실상 되찾기 어렵게 됐다. 카리스마 대신 부드러움으로 후배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허 감독이 "다른 생각은 없다. 김남일도 (박지성이 주장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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