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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金, '스스로 돕고 하늘도 도왔다'...기록 1위 크라머 실격


12분58초55의 올림픽 기록을 세운 이승훈(22, 한체대)은 다소 초조하게 마지막 조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총 16명이 출전해 5조에서 일찌감치 레이스를 마친 이승훈은 마지막 8조가 출발하기 전까지 중간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승훈은 이미 동메달은 확보한 상태였고, 마지막 조의 결과에 따라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었다. 8조에서는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와 이반 스콥레브가 출전했다. 둘 모두 세계 정상권 선수들이고, 특히 크라머는 세계 최고기록을 보유한 절대 강자였다.

8조 레이스가 시작됐고, 예상대로 크라머는 랩타임을 조금씩 단축해가며 이승훈의 기록보다 앞서가기 시작했다. 결국 크라머는 12분54초50의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보다는 4초05 앞선 기록.

함께 얼음을 지친 스콥레브가 13분02초07에 그쳤으니, 기록대로라면 크라머가 금, 이승훈이 은, 스콥레브가 동으로 결정이 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경기운영위원회 측은 공식 결과 발표를 늦추고 긴급 회의에 들어갔다. 이승훈과 한국 코칭스태프는 어떤 예감을 갖고 서로 껴안으며 자축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로 크라머가 실격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크라머는 레이스 도중 25바퀴째를 돌면서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급히 코스를 바꿔타는 실수를 범했다. 코치가 착각을 해 잘못 지시를 내린 것. 순간적으로 헷갈린 크라머는 급히 발을 빼며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바꿔 들어왔지만 이것이 대실수였다.

크라머는 골인한 다음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있었던 듯 고글을 벗어 내팽개치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판진은 모여 논의를 한 끝에 크라머를 최종 실격 처리했다. 이승훈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감격적이자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진인사 대천명.' 이승훈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기록을 세웠고, 결과를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 하늘도 이승훈을 도왔다. 최고기록의 크라머가 세계적인 선수답지않게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해줌으로써 이승훈에게 금메달을 헌납한 것이다.

하늘마저 이승훈을 도왔다고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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