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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뜨거운 눈물'과 5천만 국민의 '자긍심'


4분 10초간의 신들린 연기를 펼친 김연아(20)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 동안의 노력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을테고, 국민들의 기대에 마침내 부응했다는 안도감이 몰려왔을 것이다. 퍼시픽 콜리세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중계하는 TV 해설진도 목이 메었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여자 피겨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150.06점(기술점수 78.30점, 예술점수 71.76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78,50점)과의 합계 228.56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김연아 자신이 지난해 작성한 210.03점을 넘어서는 피겨 사상 최고의 점수다. 김연아는 한 차례의 실수도 없이 모든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20세 어린 나이에 세계 피겨계를 접수하는 영광의 순간이었다.

마지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함께 피니시 동작을 끝낸 후 김연아는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 시상대가 아닌 링크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없는 '철심장' 김연아지만 이날만큼은 가슴 밑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연아가 흘린 눈물에 지켜보는 국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연아는 이어진 시상식에서 시상대 한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태극기가 게양되는 것을 보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또 한 차례 눈물을 쏟아냈다. 국민들은 또 너무나 '사랑스런 연아'와 함께 울었다.

피겨를 시작하면서 김연아는 또래 친구들이 평범하게 해온 사춘기 소녀의 일상을 모두 버리고 빙상 위에서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렸다. 넘어지고 넘어진 횟수는 헤아릴 수도 없었다. 그리고 2009시즌, 그랑프리대회를 잇달아 제패하면서 당당히 세계 피겨계의 최고 스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올림픽은 또 다른 무대였다. 국민들은 당연히 김연아는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이는 김연아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김연아는 경기 후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부담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연기 후 흘린 뜨거운 눈물은 그의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의 종결과 함께 흘린 눈물. 그 속에는 그 무엇보다 값진 5천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긍심이 녹아들어 있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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