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SK의 키는 엄정욱이 쥐고 있다. 얼마나 해줄지..."
SK 와이번스의 사령탑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지난 2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팀의 '키 플레이어'를 투수 엄정욱(29)으로 꼽았다.
엄정욱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당당한 재기를 통해 팀의 주력선수로 확실히 서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도 함께 담긴 말이었다.
한때 광속구 투수로 명성을 날렸던 엄정욱에게 올 시즌 또 한 번의 부활 기회가 주어졌다.
어느새 프로 11년차가 된 엄정욱은 지난 2005년 8경기에 등판해 1승 1세이브, 평균자책 0.61로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피칭 내용을 선보였지만 2006년 2경기에 등판한 이후 부상으로 슬며서 사라졌다.
2006 시즌이 끝난 후엔 팔꿈치 및 어깨 수술을 받았고 기나긴 재활의 길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등을 거쳐 재기 가능성을 보인 엄정욱에게 김성근 감독은 또 한 번 신임을 던졌다. 2010 시즌에는 엄정욱이 확실하게 부활투를 던질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엄정욱에게 바라는 역할은 선발에서 제 몫을 해주는 것이다.
팀의 에이스 김광현이 손등 부상으로 아직 재활 중이어서 4월 중순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한 데다 또다른 '원투펀치' 송은범도 어깨부상 후유증으로 지난해 보여줬던 절정의 기량에는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예년에 비해 마운드의 약세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SK 전력에서 엄정욱이 '쾌속투'를 뿌리며 팀 마운드의 한 기둥이 되어주길 바라는 것은 김 감독 뿐 아니라 SK 구단의 간절한 기대이기도 하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엄정욱은 그 바람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내비쳤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6일 두산전에서는 최고 155km의 광속구를 뿌려 팬들을 설레게 한 엄정욱이었다.
18일 삼성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뽑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최고구속은 148km에 그쳤지만(?) 적절한 볼 배합을 통해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펼쳐 변화된 엄정욱을 예고하기도 했다.
시범경기 3게임에 나선 엄정욱은 총 10이닝을 던지며 2실점했는데, 모두 비자책점이어서 평균자책점 0이라는 빼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만년 기대주를 벗어나 뒤늦게나마 팀 마운드의 대들보로 우뚝 설 지, 오랜 기간 재기의 땀방울을 흘린 엄정욱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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