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허정무호 핵심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1, 셀틱)은 전진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소속팀 셀틱에서 주전경쟁에서 밀려 8경기 연속 결장하는 등 최근 2개월여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번 시즌 9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용은 대표팀에 합류했고, 그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시즌도 끝나버려 실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시간도 없다. 그렇다고 국가대표팀에서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도 않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기성용이 컨디션과 감각을 100%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성용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16일 E1 초청 한국-에콰도르의 친선경기가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성용은 선발 출전해 후반 28분 구자철과 교체될 때까지 73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 경기에서 기성용을 바라보던 우려의 시선은 현실이 돼버렸다. 100% 상태의 기성용은 없었다.
기성용은 분명 예전같지 않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패스 타이밍은 늦었고, 패스 정확도도 떨어진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나 기성용 최고의 '무기'였던 프리킥에서도 무뎌진 발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간혹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역시나 모두가 알고 있던 기성용과 비교해서는 모자람이 컸다.
특히 기성용의 감각이 떨어졌다고 느낄 수 있는 결정적 상황이 있었다. 전반 4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성용은 키커로 나섰지만 슈팅은 높이 뜨고 말았다. 방향,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기성용의 킥답지 않았다. 골문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던 기성용의 명품킥은 볼 수 없었다. 또 후반 25분 바로 옆으로 달려가던 이청용에 한 논스톱 패스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갔고, 공은 이청용이 잡기 전에 사이드라인을 넘고 말았다.
경기를 관전하던 축구전문가들은 기성용에 대한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한 축구해설위원은 "기성용이 최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감각이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인다. 패스, 킥의 속도가 예전의 기성용 수준이 아니다. 예전의 능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출장수가 적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기성용의 떨어진 경기력에 대해 설명했다.
또 다른 축구해설위원은 "기성용은 분명 100%가 아니다. 예전의 창의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에콰도르전에 등장한 기성용은 분명 예전의 기성용이 아니었다. 아직 100%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여파가 여전히 기성용을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희망을 전했다. 기성용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반드시, 최대한 빨리 100%를 만들어 팬들에게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경기 후 만난 기성용은 "몇 개월 경기를 안뛴 것 치고는 만족한다. 100%는 아니지만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 걱정할 부분은 없다. (본선 1차전) 그리스전에서는 최고의 경기력으로 나올 것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불안감은 없었다. 정신적으로도 편안했다. 빠르면 일본전에서, 늦으면 벨라루스전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찾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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