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더비는 이제 그만."
6월 들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조시 해밀턴(텍사스 레인저스)이 올스타전 홈런 더비 불참을 선언했다.
24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밀턴은 텍사스 지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올스타에 선발돼 홈런더비 참가를 권유받아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밀턴은 이번 주 발표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팬투표에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 칼 크로포드(탬파베이 레이스)에 이어 외야수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해밀턴이 홈런 더비 불참을 선언한 이유는 2008년의 악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마약 중독을 극복한 인간 승리의 주역으로 각광을 받으며 올스타 무대에 선 해밀턴은 홈런더비에도 참가해 1라운드에서 가장 화려한 대포쇼를 선보였다.
비록 홈런더비 결승에서는 저스틴 모어노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해밀턴은 1라운드에서만 무려 28개의 홈런을 터뜨려 한 라운드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 전반기에만 21개의 홈런을 친 해밀턴은 후반기 홈런 1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홈런 더비 때 장타를 치기 위해 잠시 스윙을 바꾼 것이 후반기 타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실제로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등 일부 선수들은 정규 시즌 타격 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홈런 더비 참가를 극구 사양하고 있다. 홈런 더비에 참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윙이 커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며,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규시즌 타격 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2005년 전반기 홈런 18개를 쳐내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참가한 바비 아브레유(LA 에인절스)는 모두 합쳐 41개의 홈런을 쳐내며 홈런더비에서 우승한 뒤 후반기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해밀턴은 "더 이상 증명해 보일 것도 없다"며 "재미있기는 하지만 전체 시즌과 구단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해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타율 2할6푼8리, 홈런 10개를 친 해밀턴은 올해는 타율 3할3푼9리에 홈런 17개, 타점 53개를 기록 중이다. 특히 6월에만 4할7푼6리의 타율에 홈런 여덟 개, 타점 26개를 기록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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