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잉글랜드의 '골 판정' 악연이 44년만에 처지가 뒤바뀌어 재연됐다.
27일 밤(한국시간)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독일-잉글랜드전에서 '골 오심' 판정이 나오면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아픔을 당한 쪽은 잉글랜드가 됐다. 잉글랜드는 전반 중반 독일에 2골을 연속으로 내주면서 0-2로 끌려가다 전반 37분 맷 업슨의 헤딩골이 터지면서 1-2로 추격에 나섰다.
바로 1분 뒤 '운명의 장난'이 벌어졌다. 잉글랜드의 램파드가 전반 38분 독일 진영에서 강하게 날린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독일 골문 안쪽에서 바운드된 뒤 밖으로 튕겨나왔다.
리플레이된 TV중계 화면으로 볼 때 완벽한 골이었으며 독일 선수단도 번개같은 슈팅으로 터져나온 골로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심판진은 이를 골로 인정하지 않고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이 경기의 심판진은 모두 우루과이 출신이 맡았다. 주심 호르겔 라리온다를 비롯해 부심 2명도 모두 우루과이인이 배정된 것.
2-2 동점이 될 뻔한 순간에 '노골'이 되면서 독일은 가슴을 쓸어내린 다음 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결국 독일은 후반 뮐러의 연속골까지 추가돼 4-1 대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러한 장면이 나오면서 44년 전인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서독과 잉글랜드의 결승전 모습이 오버랩됐다. 당시 오심의 희생양은 서독이었다.
당시 결승전에서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면서 2-2 동점을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 때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가 연장 전반 11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한 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근처에 떨어진 것을 심판진은 골로 인정했다. 서독은 골이 아니라며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골이 결승골이 돼 잉글랜드는 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까지도 대표적 오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잉글랜드가 독일전에서 오심으로 한 골을 도둑맞으며 허망하게 무너지고 만 것이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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