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의 컨디션 저하와 맞물려 지바롯데도 휘청거리고 있다. 팀과 4번타자가 함께 위기를 맞은 것이다.
김태균은 일본 진출 첫해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입단하자마자 지바롯데 4번타자 자리를 꿰찼고, 2일 현재 93경기 출장해 타율 2할7푼6리에 18홈런, 74타점, 50득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홈런도 5위에 랭크돼 있다.
이 정도면 리그 정상급 타자로서 손색없는 활약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시즌 개막부터 낯선 환경에 적응할 겨를도 없이 쉬지 않고 경기 출장을 이어왔고, 긴장감 속에 매일을 보내왔다. 올스타 팬투표 리그 1위로 뽑혀 전반기를 마치고 잠시 주어진 휴식 기회마저 누리지 못하고 올스타전 출장 강행군을 해야 했다.
그 결과 김태균은 후반기 들어 지난주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한 몸살 증상을 보이며 두 경기 연속 결장까지 하며 링거 주사를 맞아야 했다. 떨어진 체력에 처음 겪는 일본의 습하고 더운 여름 날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성적도 하향세다. 3할 안팎에 머물던 타율이 2할8푼 아래로 떨어졌고, 홈런은 7월 한 달간 하나도 쳐내지 못했다. 6월 29일 소프트뱅크전에서 18호 홈런을 쏘아올린 것이 마지막.
부동의 1위일 것 같던 타점왕도 위태로워졌다. 1일 소프트뱅크전에서 7게임, 14일만에 타점 하나를 추가해 74타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켜냈으나 10개 이상 차이를 보였던 경쟁자들의 맹추격을 받았다. 오티스(소프트뱅크)가 73타점으로 턱밑까지 쫓아왔고, 고야노 에이이치(니혼햄)도 어느새 72타점으로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김태균은 1일 경기서 2안타 1타점으로 회생 기미를 보였으나 그 이전 5경기서는 19타수 2안타에 타점을 하나도 올리지 못하는 사실상의 슬럼프였다.
4번타자 김태균이 후반기 주춤하는 동안 지바롯데도 하향 곡선을 탔다. 최근 4연패에 빠지며 퍼시픽리그 선두 경쟁에서 처지는 분위기다. 1위 소프트뱅크에는 4.5게임, 2위 세이부에도 2.5게임 뒤져 3위에 머물고 있다. 시즌 초반 1위를 오르내리며 기세 등등하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 행보다. 특히 1일 소프트뱅크전에서는 5-1, 9-4로 초반 리드를 잡고도 마운드가 완전 붕괴돼 9-12로 어이없이 역전패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제 지바롯데는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궁리보다는 4위 오릭스에 따라잡혀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좌절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까지 내몰렸다. 오릭스는 지바롯데의 연패 틈을 타 2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1일 경기서 역전패를 당한 후 니시무라 감독은 "(투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던졌으면 좋겠다. 자신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이라며 최근 극심한 전력 불균형에 시달리는 팀에 쓴소리를 했다.
팀이 어려울 때일수록 4번 중심타자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김태균이 성공적인 일본 데뷔 연도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후반기 심기일전해 분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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