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는 2002 한일월드컵 4강을 기점으로 한국이 축구 강국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지도자 육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교육 체계를 강화했다.
1999년 선진 축구 강국의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41명의 코스 이수자를 배출한 축구협회는 2001년 본격적으로 지도자 등급제를 도입해 무자격자가 축구를 가르치는 것을 방지했다.
등급제의 도입은 곧 지도자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제도에 맞춰 3급(초등학교 및 유소년)-2급(중, 고교)-1급(성인 및 각급대표)-P급(성인 및 각급대표, 지도자 교육 강사)으로 나눴다.
공부하는 지도자가 많아지면서 한국 축구의 발전도 꾸준히 이뤄졌다. 2010년 3월 현재 P급 41명, 1급 627명, 2급 1천222명, 3급 2천647명, 4급 350명의 지도자가 배출됐다. 골키퍼 지도자까지 포함하면 총 5천188명의 지도자가 각급 팀에서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자격을 갖춘 이들은 전임 지도자제 도입과 맞물리면서 우수 지도자들의 탄생으로 연결됐다. 이들은 20세 이하(U-20) 17세 이하(U-17), 수도권, 영남권 등으로 세분화된 남녀 대표팀을 지휘했다.
이번에 U-17 여자 월드컵 우승을 이끈 최덕주 감독은 이런 제도의 수혜자다. 그는 2006년 1급 지도자 자격으로 P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해 수료하는 등 일찌감치 공부하는 지도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듬해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가 된 최 감독은 2007년 U-12~15세 여자 담당 지도자를 맡았다. 이후 꾸준히 여자 축구에 신경을 쓴 최 감독은 지난해 U-16 대표팀 감독으로 아시아 선수권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여자 축구를 가르치려는 지도자는 여전히 부족하다. 남자 축구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치는 현실이다.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총 65개 팀이라는 적은 팀 및 선수가 첫 번째 원인이기도 하지만 여자 축구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 부족도 한몫 하고 있다.
U-20 대표팀을 월드컵 3위로 이끌며 여자 성인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최인철 감독처럼 지도자로서의 시작을 여자 축구로 입문해 헌신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뜻이다.
일선 지도자들도 여자 축구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상남도 한 지역의 남자 중학교 감독을 맡고 있는 A씨는 "지도자 입문시 여자 축구쪽에 대한 권유도 있었지만 적은 보수와 남자보다 가르치기 힘든 여건 등으로 선택하기 힘들었다. 여자축구에 입문했던 지도자 동기생도 여러 이유로 포기하고 남자 축구로 전환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성인 남자 대표팀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각급 연령대의 대표팀과 일선 학교들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여러모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라고 현실을 인정하면서 "여자 축구의 최근 성과를 계기로 우수 지도자들이 헌신하는 방법 외에는 당장 이렇다 할 대안은 없는 것 같다"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짚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앞으로 여자 축구도 각급 대표팀을 1세 단위로 세분화해 우수 지도자들을 모집할 생각이 있다. 보수 등 지도 여건을 개선하는데 집중할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라며 나름대로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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