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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13년 연기인생, 방점 찍을 작품 만났다"(인터뷰)


영화 '블라인드'서 시각장애우 역 연기한 김하늘

[정명화기자] "사람의 감각 중에 눈으로 느끼는 것이 90%래요. 그 감각을 잃어버리면 정말일상적인 것도 알 수 없게 된다고 해요."

김하늘은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데뷔 초 이름처럼 하늘거리는 몸매로 청순가련 캐릭터를 도맡던 시절이나, 로맨틱 코미디로 예상 밖의 순발력을 보여주며 흥행을 견인했던 시절을 건너 성숙하고 푸근해진 느낌을 준다. 한창 예민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여유와 여성미를 한껏 풍기는,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즐거움과 맛을 제대로 음미하는 듯 하다.

여배우 원톱의 스릴러를 고사하고 김하늘이 선택한 작품은 드라마 '로드 넘버 원'. 드라마는 흥행에서 참패했지만 김하늘은 "그 작품이 있어 '블라인드'를 만났다. 모든 것은 가시적인 성과를 떠나 배우 인생에 밑거름이 되고,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로드 넘버원'의 캐릭터에 푹 빠져 있던 김하늘은 그 느낌에서 재빨리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 감정으로 어둡고 깊이 있는 '블라인드'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보고 선택한 건 아니고, '로드 넘버원'의 연장선상이었어요. 전작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로드 넘버원'을 찍고 나서 심리 상태가 많이 가라 않아 있었어요. 밝은 캐릭터로 갈 엄두가 안 났죠. 감정적으로 깊은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블라인드' 속 '수아'가 그런 인물이었고, 해보고 싶다는 매력을 느꼈어요."

이번 작품은 김하늘에게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다. 경찰대 재학 중 교통사고로 망막을 다쳐 시력을 잃고 어둠 속에 갇히게 된 인물 '수아'는 장애우 연기 뿐 아니라 거기에 걸맞는 정교한 연기와 감정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하늘은 "나는 도전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전 도전, 변신 이런 단어 자체가 무섭고 겁나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정말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매 작품마다 캐릭터가 새롭기는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역할을 틀린 것 같아요. 수아는 제가 접해보지 않은 그런 인물이어서 욕심도 났지만 부담도 컸어요. 신중해지더라고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요. 저 때문에 수아라는 캐릭터를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반면에 이 캐릭터를 놓치고 싶지 않았죠. 이런 저런 걱정 때문에 잠도 못 잘 지경이었어요."

수아라는 인물에 누가 될까봐 매 촬영마다 모니터를 피곤할 정도로 봤다는 김하늘. 연기 하는 내내 과거 어떤 작품보다 예민하고 피로했다고 그는 토로했다. 열흘 정도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많은 고민 끝에 연기를 한 '블라인드'에 김하늘은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작품을 모두 마치고 나서 '해냈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잘 했다, 만족스럽다' 이런 마음은 안 들었어요. 그냥 해냈고, 책임을 완수했다 이런 느낌이랄까."

지난 98년 '바이준'으로 데뷔한 이후 13년. 김하늘은 자신의 연기 인생에 방점을 찍을 작품이 '블라인드'가 돼 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밝혔다.

"전 작품 복이 많은 배우 중에 한명인 것 같아요.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죠. 진짜 겁이 많은데 현장에서는 티를 안 내려고 노력하면서 지내 왔어요. 그런 저한테 ‘블라인드’는 연기 인생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흥행이나 평가는 어떨지 모르지만, 제 스스로한테는 그런 의미가 있어요. 수아를 연기하며 정말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컷 사인이 나고 모니터를 보러 가다 진짜 안보이는 것 처럼 넘어졌어요. 이제 이 캐릭터에 몰입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내 스스로에게 몰두해 있는 느낌이랄까. 두려워하던 도전이었지만, 이 캐릭터를 끝내고 나서 배우로서 틀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털털한 모습으로 인기가 급상승하기도 한 김하늘은 '대세'라는 수식어 대해 "잘 모르겠지만 몸은 데뷔 이후 가장 힘들다"고 느낌을 털어놓았다. '블라인드' 끝내고 '1박2일'에 출연하고 이어서 '너는 펫'을 촬영 중이다. 데뷔 이후 유례없이 바쁜 일정에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 좋은 밑거름이 돼 줄 거라고 김하늘은 믿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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