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 4반세기만에 선발 투수 MVP가 탄생하는 것일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투수 저스틴 벌랜더의 환상적인 시즌이 계속되고 있다. 1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됨으로써 시즌 24승5패 평균자책점 2.29의 놀라운 성적이 됐다.
최근 12경기에서 모조리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닷새에 한 번씩 등판하는 선발 투수에 비교적 인색한 MVP 투표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갈수록 그의 MPV 수상 가능성을 거론하는 언론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물론 그 동안 MVP 후보로 거론되던 선수들의 부진 덕분이기도 하다.
보스턴 레드삭스 1루수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9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5푼대에 그쳤고 최근 탬파베이와의 4연전에서는 12타수 무안타에 그쳐 팀이 1승3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다른 MVP후보 뉴욕 양키스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 역시 9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2푼2리에 홈런도 두 개밖에 치지 못했다.
그에 따라 남은 후보 정도가 홈런 타자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 정도. 벌랜더의 MVP 수상 가능성이 그래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격도 충분하다. 자신의 성적 뿐만 아니라 디트로이트는 일찌감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 자리를 확정했고 벌랜더는 최근 12경기 연속 승리가 말해주듯 갈수록 힘을 내고 있다.
투수로서 MVP에 오른 마지막 선수는 로저 클레멘스. 1986년 클레멘스는 24승4패 평균자책점 2.48로 MVP에 올랐다. 현재 성적으로 벌랜더가 모두 앞선다. 게다가 벌랜더는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클레멘스는 당시 탈삼진에서는 2위였다.
그밖에 9이닝 평균 탈삼진에서도 9.0개로 8.4개의 클레멘스에 앞서고 있고 이닝당 출루 허용 수도 0.91개로 0.97개의 클레멘스에 앞선다.
물론 클레멘스 이후에도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1999년 MVP에 오를 뻔했다. 하지만 당시 마르티네스는 투표권을 가진 두 명의 기자가 아예 마르티네스를 후보에서 제외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해 MVP는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의 차지였다.
과연 벌랜더가 제2의 클레멘스가 될지, 아니면 제2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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