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1억4천200만달러짜리 7번 타자?
보스턴 레드삭스 신임 감독 바비 발렌타인이 팀 외야수 칼 크로포드와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12일 '보스턴 헤럴드'에 따르면 둘은 조만간 만나 과거의 앙금을 털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발렌타인 감독은 'ESPN' 해설가로 일한 지난해 1억4천200만달러의 7년 계약으로 보스턴에 입단한 크로포드를 혹평했고 크로포드는 이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었다.
특히 이들의 만남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이 자리에서 크로포드의 타순 문제가 언급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크로포트는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일 때는 주로 2번 타자나 3번 타자로 활약했다. 타격도 정확하고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플레이도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기용이었다.
그러나 보스턴에 입단한 뒤 크로포드 타순은 주로 6번이나 7번이었고 크로포드는 이를 반기지 않았다. 자신과 같은 타자가 3회나 돼야 첫 타석에 들어선다는 것은 팀에게도 손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물론 지난해 보스턴이 그를 6번이나 7번으로 기용한 건 슬럼프 때문이었다. 상위타순에 기용하자니 부진하고 그렇다고 1억4천200만달러나 들여 영입한 그를 벤치에 앉혀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문제가 다르다. 크로포드가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거둔다 해도 발렌타인 감독 밑에서는 7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발렌타인 감독은 주루플레이에 능하고 빠른 선수를 7번 타순에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된다 해도 그다지 아깝지 않아야 하고 다음 타자가 장타를 칠 가능성이 높지 않을 때 발 빠른 타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발 빠른 타자의 가장 적당한 타순은 7번이라는 지론이다.
물론 더욱 중요한 건 자주 타순이 돌아오는 1번과 2번 타자임에 틀림없다. 다만 보스턴에는 1번 타자 감으로 자코비 엘스베리가 있고 2번 타자로는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버티고 있다는 점이 크로포드에게는 걸림돌이다.
게다가 중심 타순에 케빈 유킬리스, 애드리안 곤살레스, 데이비드 오티스가 버티고 있어 크로포드가 설 자리는 7번 뿐이다.
발렌타인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 동안 타순에 대한 많은 시도를 할 것임에 틀림없다. 과연 1억4천200만달러 짜리 붙박이 7번 타자가 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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