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최강희(53) 감독은 새롭게 소집된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조했다. 개인의 기량을 존중하지만 조직력으로 승화시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에게 제시한 덕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 감독의 지휘 아래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선수들의 빠른 팀 적응에 애를 쓰고 있다.
철저한 분업화는 톱니바퀴 조직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예다. 지난 20일 소집 후 두 번째 훈련에서 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현역 시절 풀백이었던 최 감독은 코칭스태프 막내인 박충균(39) 코치와 수비라인 컨트롤에 집중했다. 최 감독은 ▲상대의 방어에 막힐 것 같으면 패스 등 바로 변화를 시도할 것 ▲공간을 이용한 플레이에 집중할 것 ▲동료와의 간격은 15m를 유지할 것 ▲볼을 길게 끌지 말고 상대에 가까이 접근하지 말 것 ▲동료 수비수를 찾지 말고 미리 약속된 위치를 알아둘 것 등을 지시했다.
박 코치는 가상의 상대로 나서 볼을 가진 수비수들을 압박했다. 몸으로 때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녔다. 미니게임에서는 부족한 자원을 메우는 등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선참 김상식(36, 전북 현대)과는 세살 차이로 솔선수범 효과를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17세 이하(u-17) 여자대표팀 사령탑 출신으로 '온화한 리더십'이 강점인 최덕주(52) 수석코치는 신홍기(44) 코치와 공격수들의 결정력을 높이는 훈련에 매진했다. 최 감독이 수비진 지도에 열중할 수 있도록 좌우 측면 볼 전개를 통한 중앙에서의 마무리를 다듬는 데 힘을 쏟았다.
이 외에 김풍주(48) 골키퍼 코치는 세 명의 수문장들에게 강약을 조절하며 방어 감각 살리기에 올인했다. 전임 조광래 감독이 골키퍼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지션 전술 훈련과 미니게임을 통솔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최 감독이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했다. 예를 들어 김풍주 골키퍼 코치에게는 세 골키퍼를 필드플레이어보다 먼저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권한을 줬다. 김 코치도 빠른 이동을 위해 차량 배차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선수들과 자주 대면하려는 노력을 한다"라고 전했다.
물흐르듯 돌아가는 소통은 코칭스태프 개개인이 최 감독과 다양한 인연으로 묶여있는 게 크게 작용한다. 최 수석코치와는 한일은행 시절 김호 감독 밑에서 동문수학했다. 신 코치는 2005년 전북 사령탑을 맡은 뒤 바로 영입해 최 감독의 복심이나 다름없다. 박 코치는 최 감독이 수원 코치 시절 인연을 맺었다. 김 코치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함께 뛰는 등 서로 잘 안다.
선수들도 가까이 다가오는 코칭스태프와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울산 현대 코치 시절 선수들의 멘토였던 박 코치는 선수들의 애로사항을 수집해 신 코치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 코치는 최 감독과 최 수석코치에게 직보한 뒤 다시 박 코치나 경우에 따라 주장 곽태휘에게 미팅 결과 등을 전달하는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그야말로 물샐틈없는 호흡이다.
조이뉴스24 /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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