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의기자] "묘한,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LG 트윈스의 우완 영건 임정우가 자신과 유니폼을 바꿔 입은 SK 와이번스 조인성을 상대하면서 느낀 감정을 표현한 말이다.
임정우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내주며 2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임정우의 나름 호투 속에 5-2로 SK를 꺾었다.
이날 경기는 임정우와 조인성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지난 겨울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사이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조인성이 FA를 선언하면서 SK로 팀을 옮겼고, 그에 따른 보상선수로 SK에 있던 임정우가 LG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된 것이다.
마침 이날 경기에 임정우가 선발로 등판했고, 조인성 역시 포수 마스크를 쓰며 4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서로에게 의미 있는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두 차례 맞대결도 이루어졌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조인성이 임정우의 6구째를 받아쳐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로 득점까지 올렸다. 4회초에는 임정우가 역시 선두타자로 나서 조인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맞대결에서는 2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린 조인성이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 조인성은 수비에서도 5회말까지 외국인 투수 마리오와 호흡을 맞추며 LG 타선을 상대로 단 1실점만을 기록하는 안정된 활약을 했다.
경기 후 임정우는 조인성과의 대결에 대한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다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며 "아무래도 조금 의식이 됐고, 좀 더 집중해서 강하게 공을 던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임정우는 총 66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는데, 모든 구종이 직구였다. 직구 구위를 점검하기 위해 차명석 투수코치와 사전에 협의한 사항이다. 최고 시속 143㎞, 최저 시속 129㎞까지 구사하며 직구 스피드의 완급조절만으로 타자들을 상대한 것이다.
그러나 조인성에게는 빠른 공을 던지며 아웃시키고자 하는 의욕을 드러냈던 것이다. 임정우는 "조인성 선배님이 초구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초구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던졌다"고 말했다. 자신을 LG 선수로 만들어준 조인성과의 대결에서는 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임정우는 이날 호투로 선발진 진입의 청신호를 밝혔다. 김기태 감독도 경기 후 임정우에 대해 "잘 던졌다"며 "어리지만 투지도 있고 기대되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SK에서 LG로 팀을 옮긴 첫 해. 임정우에게는 LG가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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