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광주에 쏟아지는 폭풍 관심

[이성필기자] 초반이고 나름의 대진운도 따르고 있지만, 2위라는 성적은 꿈같다.

K리그 2년차인 막내구단 광주FC의 2012 시즌 초반 돌풍이 대단하다. 4라운드까지 3승1무, 승점 10점으로 무패를 달리고 있다. FC서울에 골득실에서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엷은 선수층을 고려하면 빼어난 성적이다.

광주는 '라이벌(?)' 상주 상무에 1-0 승리를 시작으로 포항 스틸러스와 1-1로 비긴 뒤 제주 유나이티드에 3-2, 부산 아이파크에 2-1 승리 등 자금력이 좋은 기업구단을 상대로 2승1무의 선전을 펼쳤다. 특히 세 기업구단에는 지난해 2무4패로 열세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 시즌 반전은 놀랍다.

광주의 초반 돌풍에는 최만희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비빔밥 축구'가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고교, 대학 시절에는 나름대로 명성이 있었지만 프로에 와서 철저한 무명이 된 선수들의 실력을 눈여겨보고 기량을 발휘하도록 이끈 최 감독의 혜안이 빛을 내고 있는 것이다.

김은선, 임선영 등은 모두 올 시즌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김은선은 중앙 미드필더고 임선영은 처진 공격수 겸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한다. 특히 임선영은 지난해 뛴 20경기 중 풀타임 출전이 다섯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주력 자원이 아니었다. 신인상을 차지한 이승기에게 철저히 가렸다.

하지만, 이승기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3라운드 제주전을 앞두고 오른발 복사뼈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지만 테이핑을 단단히 하는 투지로 4라운드 부산전 출전을 감행해 골맛을 봤다.

김은선은 나름 엘리트 출신이다. 차범근 축구교실의 선수 배출 코스인 신용산초-용강중-여의도고-수원대를 나왔다. 최만희 감독이 수원 2군 감독 시절 그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부상 투성이었던 그를 광주로 부르면서 어렵게 프로에 입문했다. 임선영은 4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광주의 숨은 보석으로 성장하고 있다.

광주의 준척급 외국인 선수들도 일을 내고 있다. 2006년부터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슈바는 광주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고, 지난해 광주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주앙파울로는 벌써 3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01㎝의 최장신 공격수 복이는 골은 없지만 2개의 도움으로 높이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활약에 올림픽대표팀 공격수 김동섭도 자극을 받고 있다. 부상중인 박기동까지 복귀하면 타 구단과 비교해 공격의 무게감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팀이 순항하니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해 7천장의 시즌권을 판매했던 광주는 올해는 무려 1만2천장을 팔아 치웠다. 이 중 3월 한 달에만 5천장을 판매했다. 구단으로 시즌권 구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쏟아져 프런트의 야근은 필수가 됐다.

광주 관계자는 "지난해는 상무가 광주FC로 변한 것인지에 대한 혼란이 있어 관심이 적었지만 올해는 다른 것 같다. 실구매율이 높은 본부석 건너편 관중석의 관중 증가폭이 상당하다. 앞으로 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뿌듯해 했다.

지역 기업들의 후원도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은 없지만 중소기업들의 파트너십 제의가 쏟아진다. 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는 이미 다른 외식업체가 광주와 마케팅 협약을 체결한 것을 알고 땅을 치고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폭풍 관심 속에 놓인 광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