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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 "'코리아' 500만? 댄스음악에 살풀이 춘다"(인터뷰①)


극중 북한 선수 유순복 연기

[권혜림기자] 남북 탁구 단일팀의 46일을 그린 영화 '코리아'에서 주연 하지원과 배두나 못지 않게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가 있다. 지난 2007년 영화 '기린과 아프리카'로 데뷔해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으로 불린 한예리다.

그는 '코리아'에서 북한의 막내 탁구선수 유순복을 연기했다. 극중 화장기 없는 얼굴과 짧은 커트머리는 트렌디한 여배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지만 '실제 북한 선수들이 저렇지 않았을까'하는 수긍을 자아낸다. 유독 실감나는 북한말 연기도 몰입을 도왔다.

◆ "캐스팅 확정 전까지 순복 역 놓칠까 불안했어요"

올해로 28세인 한예리는 나이에 비해 유독 어려보인다. 하얀 피부와 쌍커풀 없이 큰 눈, 동글동글한 이목구비는 막내 유순복을 연기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그는 "어려보인다는 이유로 막내 순복을 연기할 수 있었다면 나에겐 무척 좋은 일"이라며 "시나리오 속 성장하는 순복의 모습에 많은 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리분희를 연기한 배두나와 마찬가지로 한예리는 실제로 만날 수 없는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았다. 실존 모델 현정화의 도움을 받은 하지원에 비해 어려움이 컸을 수 있지만 그는 오히려 "연기하기에 편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현정화 감독님을 연기한 하지원 언니가 더 힘들었을 거에요. 직접 지도까지 받은 만큼 스스로 정리하고 절충해야 할 부분이 많지 않았을까요? 유순복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니 오히려 연기하기에 편했어요."

한두 해 연기를 해온 배우는 아니지만 한예리에게 '코리아'만큼 큰 예산의 상업 영화는 처음이다. 그는 "하지원·배두나·최윤영까지 주요 여배우들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다른 좋은 배우가 등장하면 역할을 넘겨줘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타워픽쳐스의 이수남 대표님과 문현성 감독님이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 자료 화면을 보고 캐스팅 제의를 하셨어요. 1주일 뒤 함께 하자고 연락을 주셨지만 확정된 기분이 아니었죠. 다른 세 명의 배우들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에요.(웃음)"

'로드 넘버원'에서 한예리는 '코리아'에서와 마찬가지로 북한 여성을 연기했다. 실감나는 북한말 억양과 동양미가 돋보이는 외모는 브라운관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도움이 됐다. 이번 작품에선 순복을 연기하기 위해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퍼머까지 했다.

"무용을 전공해서 주로 묶을 수 있는 길이의 머리를 고수했어요. 영화를 시작하며 단발도 해 보고 커트도 해 봤죠. '코리아'에선 실제 유순복 선수에 가깝게 보이도록 노력했어요. 당시 북한 선수들이 해외에 나올 때 멋을 내려고 핑클 퍼머를 했다기에 구불구불한 커트 머리를 시도했죠."

◆ "김응수는 아빠, 배두나는 엄마"

극중 유순복은 단일팀의 막내로 이름처럼 '순하고 복스러운' 캐릭터다. 그는 "실제 나이는 최윤영, 이종석이 더 어렸지만 순복이가 막내 캐릭터라는 이유로 많은 선배들의 다독임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예리는 남북 단일팀 감독을 연기한 김응수, 리분희를 맡은 배두나를 각각 아빠와 엄마로 부르며 당시를 회상했다.

"응수 아빠와 분희 엄마 앞에서는 어린 아이같은 느낌이었어요. 실제 순복이도 그들에게 많이 의지하지 않았을까요? 탁구인 시사회 때 단일팀으로 뛰었던 선수분을 만났는데 '많은 선수들 중 순복이가 가장 착하고 스스럼없이 잘 웃었다'며 '그런 모습이 영화에서 잘 드러나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코리아'에서 순복은 리분희와 비견될 만한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첫 해외 원정의 부담 탓에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한예리는 "현정화에게 출전권을 양보하는 장면과 남북팀의 이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출전한 대회에서 남한 선수에게 대신 뛰어달라고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겠어요. 우승을 거두는 결승전 촬영 때는 그간 힘들었던 것들이 다 지나가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단 두 컷이었는데 서너 시간을 내내 울었어요. 기술 시사회에선 선수들이 헤어지는 장면을 보며 울었죠. 당시 현정화 감독님의 마음이 어땠을까 싶었어요. 선수들에게 얼마나 아프고 속상한 이별이었는지도 느껴졌고요."

◆ "영화 500만 돌파요? 살풀이라도 춰야죠"

극중 남한 선수 최연정을 연기한 최윤영은 영화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 특기인 춤을 선보이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전통무용을 전공한 한예리는 "500만 명을 넘어서면 댄스음악에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살풀이라도 춰야할 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배우들 사이에서는 500만 관객을 돌파하면 단일팀 국기를 가지고 판문점에 가서 사진을 찍자고도 이야기해요. 홍보 활동에 나선 주조연급 배우들 말고 극중 중국 선수를 연기한 배우들까지 다 함께요."

3일 개봉한 '코리아'는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중인 '어벤져스', 2위를 지키고 있는 정지우 감독의 '은교'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예리가 과연 기분 좋은 살풀이 판을 벌일 수 있을지는 쉽게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코리아'를 선택한 관객들이라면 배우 한예리라는 깜짝 선물을 안고 극장을 나설 것이다. 매 순간 숨을 고르는 듯한 그의 차분한 연기는 흥행 스코어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영화의 미덕이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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