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재기자] *2012년 8월6일, 14일차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체조에서 금메달이 탄생한 날이다. 양학선이 그 영광스러운 주인공이다.
역사적 현장은 영국 런던 노스그린위치 아레나.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고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스코필드)도 이곳에 갇혔다면 빠져나가기 힘들 정도의 복잡한 내부가 매력적인 곳이다. 기자는 몇 번을 돌고 돌아 겨우 기자석을 찾았고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앞선 두 종목 경기를 모두 지켜본 후 드디어 남자 도마 결선이 시작됐다. 결선이 시작되고 정확히 30분이 흐른 후 양학선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그 감동과 환희의 30분을 돌아봤다.
오후 3시40분(이하 현지시간). 양학선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8명의 출전 선수 중 8번째로 등장했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손을 흔들며 자신의 등장을 세상에 알렸지만 양학선은 긴장했는지, 혹은 부끄러움을 타는지 짤막한 손인사로 끝냈다.
3시43분. 선수 소개를 마치자 양학선이 갑자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경기장에 남아 경쟁자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양학선은 왜 경기장을 빠져나갔을까. 경기 후 만난 양학선은 다른 선수들 경기를 지켜보지 않고 정신을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3시59분. 양학선이 다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폰을 귀에 꼽은 채 등장했다. 1~5번째 선수들의 경기는 보지 않았고 양학선은 6번째 미국 사무엘의 경기부터 지켜봤다.
양학선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첫 번째 올림픽이었고, 또 금메달 후보 0순위라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두 손으로 다리를 문질렀다. 또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했고 심호흡도 멈추지 않았다. 물도 조금씩 마시며 긴장감을 풀었다.
4시. 양학선이 본격적인 경기 준비에 돌입했다. 양학선은 이어폰을 빼고 입고 있던 상의를 벗었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자신의 앞에서 경기를 한 칠레의 곤잘레스가 좋은 경기를 펼치자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 조금은 여유를 찾은 듯했다.
4시2분. 양학선은 드디어 출발대에 섰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너무도 익숙한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응원이 들렸다. "양학선 파이팅!"이라는 응원소리도 들렸다. 출발대에 서서 다리 스트레칭을 하던 양학선은 코칭스태프에게 구름판 위치를 조금 옮겨달라고 손짓했다. 구름판 조절을 마치고 심호흡을 한 번 했다.
4시6분. 양학선이 구름판을 향해 질주했다. 1차 시기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양학선은 신기술 '양학선'을 선보였다. 착지는 조금 불안했지만 양학선은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만족스럽다는 의미였다.
4시7분. 전광판에 양학선의 1차 시기 점수가 나왔다. 16.446.
4시8분. 양학선은 2차 시기에 나섰다. 완벽한 연기였다. 공중돌기와 착지에 오점이 하나도 없었다. 양학선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코칭스태프와 얼싸안았았다. 금메달을 확신한다는 제스처였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양학선의 금메달을 확신했고 양학선에게 몰려들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양학선은 악수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대한민국!"이라는 외침도 관중석에서 끊이지 않았다.

4시9분. 아직 2차 시기 점수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양학선은 갑자기 달렸다. 선수 출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양학선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태극기를 가지러 가는 것이었다. 양학선은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2차 시기 점수 발표를 기다렸다.
4시10분. 전광판에는 16.600이라고 찍혔다. 양학선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다시 다른 국가 선수들은 양학선에게 몰려들었다.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며 금메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양학선은 사진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응원을 해준 관중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저 자랑스럽고 장하다는 생각뿐이었다.
<⑮편에 계속…>
조이뉴스24 /런던(영국)=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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