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김광석의 노래는 우리가 지나는 인생의 길목마다 있다."
故 김광석이 운명을 달리한 후 한 때는 노래를 듣는 것조차 버거웠다는 그의 동료들은 이제는 그의 노래로 즐거운 추억을 이야기했다. 박학기는 17년 전 약속했던 듀엣을 이제서야 함께 부르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故 김광석 특집이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날카로운 질문과 아슬아슬한 독설, 때로는 가볍고 유쾌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라디오스타'. 이날 故 김광석 특집은 따뜻했고 감동적이었으며 여운을 남겼다. '라스' 특유의 '밀당'으로 故 김광석을 유쾌하게 추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날 '라디오스타'는 세상을 떠난지 17년이 된 故김광석과 그의 주옥 같은 노래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그의 생전 절친했던 박학기와 한동준, 신치림과 그의 노래에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는 홍경민 등이 함께 했다.
김광석의 노래와 더불어 고인에 대한 추억담이 쏟아졌다.
한동준은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김광석의 명곡 '사랑했지만'을 선물한 동료다. 한동준은 후회하지 않냐는 말에 "김광석의 곡에서 작곡가는 의미가 없다"라며 "김광석이 부르니까 그 곡에 의미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또 한동준은 김광석이 '사랑했지만' 가사를 마음에 안 들어했다며 "김광석의 곡인 '나무'에 '무서운 것이 내게 없소. 나는 하늘을 찌를 때까지 자랄려고 하오. 무성한 가지와 그늘을 펼려 하오'라는 가사가 있다. 김광석은 어느 누구보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고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싫어했다"고 소개했다.
또 공연하던 김광석을 떠올리며 "통기타 하나 가지고 무대에 앉아있는데 거인이 앉아있는 느낌이었다"고 생전 김광석의 모습을 떠올렸다.
고인의 절친했던 친구였던 박학기는 고인의 죽음 후 힘들었던 심경을 이제는 담담하게 털어놨다.
박학기는 "김광석이 세상을 떠나기 몇 시간 전에 방송을 같이 했었다. 그때 내게 술 한잔하자고 했는데, 공연 연습 때문에 가야 했다"며 "함께 할 콘서트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올해 다시 공연하면 연습 진짜 많이 할 거라고 했다. 그렇게 앞일을 생각하던 사람이 갑자기 먼저 갔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랫동안 힘들어서 광석이의 노래를 들을 수가 없었다"며 "3년쯤 지난 후 우연히 '서른즈음에'를 들었는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가슴에 와닿았다. 그제야 진정한 가사가 들리는 듯했다"라고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故 김광석의 죽음 후 데뷔한 홍경민은 "세대마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곡이 있는데, 나는 후배들에게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곡을 29살 12월27일 쯤 들어보라고 권유한다"고 밝혔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이 핑 돌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자 박학기는 "김광석의 노래는 인생의 길목 길목 우리가 지나가는 문 옆에 있다"고 그의 노래의 힘을 전했다.
김광석에 대한 유쾌하고 소소한 추억담도 전해졌다. 공연 도중에도 휴대폰 전화를 받을 정도로 자유로웠고, '만세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했던 그였다. 박학기는 "얼마 전에 봤더니 네 발이 닿지 않았던 만세 오토바이 작은 것 나왔더라. 잘 지내. 고마워"라며 그에게 영상편지를 띄웠다.
그리고 예전에도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김광석의 노래들로 그를 추억했다.
한동준은 자신이 작곡한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홍경민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불렀다. 박학기는 17년 전 김광석과 약속했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영상 속 김광석과 함께 듀엣으로 불렀다. 두 사람의 노래는 안방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故 김광석과 같은 시대를 살아왔던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과 아련한 향수를 선사했고, 신세대들에게는 잔잔한 아날로그 감성을 전했다. 방송 후 각종 음악사이트에는 김광석의 노래들이 검색됐다. '잊고 지냈던 그의 노래들을 다시 한 번 듣고 싶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넘쳐놨다.
'라디오스타'는 그렇게 故 김광석과 그의 노래를 살려냈다. '라디오스타'는 그들의 외침대로 '고품격 음악방송'이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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