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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리]매력 없는 '장옥정', 어찌 참고 보라 하십니까


'시청률 백전불패' 장희빈 이야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장진리기자] 장옥정, 흔히 장희빈으로 알려진 장옥정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유일한 경국지색(傾國之色)이다. "자못 아름다웠다"고 짧게 표현됐지만 조선왕조실록이 인정한 유일한 미인인 만큼 장옥정이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주군을 손에 쥐고 흔들 만큼 아름다운 미모에 9번이나 작품화 될 만큼 드라마틱한 장희빈의 인생은 한국 사극의 최고 단골 소재다. 게다가 장희빈은 이미숙, 김혜수, 전인화, 윤여정 등 당대를 주름잡던 대표 여배우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미모는 물론 출중한 연기력까지 요구되는 역할이기에 9대 장희빈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9대 장희빈 자리를 거머쥔 사람은 다름 아닌 국내 최고 미모의 소유자 김태희. 장희빈으로 변신한 김태희는 김태희 본인이 인정할 정도로 가히 시청자들을 홀릴 만한 역대 최강 미모였다.

그러나 김태희의 미모도 높아진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김태희의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는 월화극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도 연일 내리막길이다. 두 자릿수로 출발한 '장옥정'은 방송이 계속될수록 하락세를 거듭하며 7%대까지 뚝 떨어졌다. 이쯤되면 김태희가 아니라, 시청률 백전불패 장희빈의 굴욕이다.

'장옥정'은 지금까지의 악녀 장희빈이 아닌 숙종 이순 한 남자만을 지고지순하게 바라본 장옥정의 순애보와 디자이너로서의 삶에 초점을 맞춘 여인 장옥정의 인생을 재조명한 드라마다. '장옥정'이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김태희의, 김태희를 위한, 김태희에 의한 원톱 드라마라는 말이다.

'장옥정'의 문제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원톱' 김태희가 시청자들에게 '장옥정'을 볼 만한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희빈이 된 김태희는 예쁘기만 할 뿐 아무런 매력이 없다. 왕까지 치맛 폭에 싸고 나라를 쥐고 흔든 장희빈은 어디가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사랑을 할 때도 이별을 할 때도 늘 항상 같은 표정인 단백질 인형 같은 아련한 김태희만 존재한다. 김태희의 이 무매력 때문에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는 장희빈을 받쳐야 할 숙종 이순, 유아인에게 간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아니라 '숙종 이순, 사랑에 살다'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릴 뻔 했다.

비단 문제는 원톱을 맡은 김태희 뿐만이 아니다. 김태희에게 제대로 된 장희빈을 제시하지 못한 제작진의 탓도 있다. '장옥정' 제작진은 제작발표회를 통해 "착한 장희빈의 매력을 그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착하고 예쁜 장희빈'에 초점을 맞추느라 다른 캐릭터들의 당위성은 모두 잃었다. '장옥정'의 또다른 축을 이루는 '숙종의 여자들' 인현왕후(홍수현 분), 최무수리(한승연 분)는 힘을 잃었고, 옥정을 사랑하는, 혹은 사랑하게 되는 다른 남자들 현치수(재희 분)와 동평군(이상엽 분)은 아예 제대로 빛을 발하지도 못하고 있다. 스토리도 중구난방이다. 길을 잃은 장옥정 캐릭터에 시작된 드라마 '장옥정'의 비극이다.

'해를 품은 달'처럼 철저히 퓨전사극이었다면 오히려 매력적이었을 '장옥정'. 김태희의 미모, 유아인의 매력만으로 참고 보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다. '장옥정'의 성공 여부는 다름 아닌 드라마 속 장옥정에게 달렸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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