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혜림기자] '맨 오브 맨' 휴 잭맨이 한국에서 뜨거운 밤을 보냈다.
15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더 울버린'으로 내한한 휴 잭맨이 참석한 가운데 '레드카펫 슈퍼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14일 내한한 휴 잭맨은 15일 오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내한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레드카펫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EJ의 디제잉 쇼와 록밴드 딕펑스의 공연, 휴 잭맨의 포토타임과 약식 간담회로 이뤄졌다.
오후 7시 50분 경 휴 잭맨이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그를 맞았다. 벌써 네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지만 팬들의 환영은 변치 않았다. 사인을 원하는 팬들에겐 손수 사인을 선사했고 악수나 셀프카메라를 원하는 이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갔다.
검정 수트를 입고 등장한 그는 한국 팬들과 호흡하는 내내 만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팬들과 유쾌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가 하면 정성이 가득 담긴 그림을 감격하며 받아가기도 했다. 해외에서 몰려든 취재진 역시 상기된 얼굴로 레드카펫 위 휴 잭맨을 붙든 채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을 찾은 만큼 해외 팬들 역시 열띤 반응을 보냈다.
오후 8시25분, 휴 잭맨은 무대에 올라 MC 류시현의 진행으로 팬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네 번째 한국 방문 소감으로 "'더 울버린' 투어를 한국 서울에서 시작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개인적으로 서울 홍보대사로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는 곳마다 한국을 자랑하고 있다. 네 번째 왔지만 올 때마다 환영해 줘 감사하다. 앞으로 여러번 더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휴 잭맨은 이날 1부 공연을 펼친 딕펑스가 "많은 나라들 중 한국을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던 것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사람들, 그 다음은 음식이고, 다음은 한국이 매우 아름다운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답해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또한 그는 자신이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게 된 배경에 대해 알리기도 했다. 휴 잭맨은 "아버지가 한국과 수 년 간 일을 해 오셨다"며 "그래서 한국에 대해 잘 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가 제일 처음 산 자동차가 현대차였다. 정말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해 웃음과 환호성을 자아냈다.

'더 울버린'을 비롯해 '엑스맨' 시리즈에서 탄탄한 근육질 몸매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식단 관리를 하던 중에도 한국 음식을 즐겨 먹었다고 고백했다. 휴 잭맨은 "한국 갈비와 불고기, 김치를 먹을 수 있었다"며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관객들은 울버린의 상징이 된 클로를 본딴 장갑을 끼고 휴 잭맨을 맞았다. 행사장의 대형 풍선에는 휴 잭맨에게 궁금한 이야기들을 적어 애정과 관심을 드러냈다. 그 중 자신을 한 손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지 묻는 관객을 위해 그는 한 여성 팬을 직접 무대로 불러 거뜬히 안아올려 환호성을 자아냈다.
춤으로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 달라는 요청에는 잠시 멋쩍게 웃더니 씨스타의 '러빙 유'에 맞춰 싸이의 말춤을 춰 보였다. "사랑해요"라는 멘트도 잊지 않았다. 클로를 직접 손에 착용하고 현장에 모인 팬들과 다 함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휴 잭맨의 내한은 이번이 네 번째다. '더 울버린'의 월드 투어 첫 번째 국가이자 유일한 아시아 국가로 한국을 찾았다.
'레미제라블'로 내한한 지난 2012년 11월은 물론, 지난 2006년과 2009년 영화 '엑스맨' 시리즈 개봉을 앞두고 내한했을 당시에도 남다른 한국 사랑을 드러내왔다. 과거 내한 중 그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 팀을 응원하는가 하면 서울시 홍보 대사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평소 김치를 즐겨 먹고 딸에게 한복을 입히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한국이 글로벌 영화 산업의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만큼 영화의 개봉을 앞둔 해외 배우들의 내한도 이제 익숙한 이벤트가 됐다. 해외 스타들의 내한이 개봉에 앞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이를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많다.
그러나 내한 때마다 남다른 매너로 유쾌한 에너지를 전해 온 휴 잭맨을 다른 톱배우들과 연장선상에 두고 이야기하긴 어딘지 아쉽다. 휴 잭맨 급의 할리우드 톱스타가 일년 새 두 번이나 한국을 찾는 것은 흔치 않은 일. 게다가 그는 매번 레드카펫과 내한 기자회견에서 남다른 성의를 보이며 취재진의 환영을 받아왔다.

예의라고만 치부하기엔 미안할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온 것도 그렇다. 지난 2012년 11월 내한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연아의 우승을 점쳤던 것은 물론, 클로를 착용하고 싸이와 '강남스타일' 말춤을 주는 사진을 공개한 것도 한국 팬들에게 그를 더욱 가까이 느끼게 만들었다.
이날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만나는 국내 스태프들의 배려에 직접 고마움을 전했다. 한시간 안쪽의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질문이 오간 회견이었지만 그는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한국이 가깝게 느껴진다" "한국 팬들이 가족처럼 대해 준다"는 등의 이야기를 대 여섯 번 반복하기도 했다.
영화 '엑스맨'이나 '울버린' 시리즈 혹은 '레미제라블'로 그의 팬이 된 한국 관객들은 직접 그를 대면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보도를 통해 휴 잭맨을 친근하게 느낄 정도다. 그만큼 이제 그의 내한은 타 할리우드 배우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뭔가 다른' 이미지를 남기고 있다.
한편 '더 울버린'은 울버린(휴 잭맨 분)이 예상치 못한 강력한 적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게 되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세계적 인기 블록버스터 시리즈 '엑스맨'의 대표 캐릭터 울버린의 활약을 그렸으며 일본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울버린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느끼며 극한 상황에 빠진다. 그 과정에서 이제껏 공개되지 않았던 가장 위험한 모습을 드러내며 보다 강력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아이덴티티' '3:10 투 유마' '나잇&데이' 등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에는 '토탈 리콜'의 윌 윤 리, '패스트&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의 브라이언 티 등 한국계 배우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오는 25일 3D로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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