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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석진욱 '제2의 코트 인생' 스타트


러시앤캐시서 코치로 선수들과 시즌 준비 구슬땀

[류한준기자] 아직은 어색하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석진욱은 "재활을 잘해 팀의 우승에 꼭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었다. 삼성화재 숙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 삼성 STC센터에서 만난 석진욱은 그렇게 선수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그의 바람대로 삼성화재는 2012-13시즌 리그 1위에 이어 대한항공을 꺾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 때 석진욱은 조용한 퇴장을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제2의 코트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석진욱은 "도저히 몸이 못받쳐 줄 것 같았다"고 했다.

프로배구 막내팀이자 신생팀 러시앤캐시 코치로 지도자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 석진욱은 현역 선수 생활에 '더 이상 미련은 없다'고 했다. 삼성화재는 은퇴를 만류했었다. 신치용 감독과 구단 프런트는 그에게 '일단은 푹 쉬라"고 했다. 그러던 가운데 석진욱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러시앤캐시 창단 감독을 맡은 선배 김세진이 건 전화였다.

김세진 감독은 석진욱의 대학교(한양대) 3년 선배이자 삼성화재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석진욱은 "두말 없이 함께 하자고 하더라"며 웃었다. 석진욱은 일주일 정도 고민을 한 뒤 신치용 감독을 찾아가 지도자로 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석진욱은 "처음에는 말리셨다"며 "그러나 '가서 잘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무래도 신 감독과 팀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15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삼성화재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선수시절 수많은 수술을 받았던 무릎과 어깨도 이제는 쉴 때가 됐다. 석진욱은 "내 몸에게도 좀 미안하더라"고 웃었다. 석진욱이 코치를 맡게 된 러시앤캐시는 오는 20일부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컵대회에 참가하진 않는다. 선수가 현재 5명 뿐인 미니선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진욱은 오히려 지금 상횡이 더 편할 것 같다고 웃었다. 5명 선수 각자에게 맞춤 훈련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동료였던 후배 김홍정이 팀에 온 부분도 석진욱에겐 편하다. 그는 "(김)홍정이가 주장을 맡았다"며 "아무래도 훈련 방식이 익숙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화재 출신 감독과 코치가 있기 때문에 러시앤캐시는 아무래도 삼성화재 색깔이 많을 법하다. 그러나 석진욱은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일단 새벽운동은 안한다"고 웃었다. 초보코치지만 선수시절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가 있다. 석진욱은 "몇 년 전부터 다른 선수들을 보면 '아 조금만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부분을 이제 우리 선수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게 첫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과 자신에 쏠리는 관심보다는 러시앤캐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진욱은 "선수가 팀의 중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감독님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도 그렇고 선수들 모두 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사석에서 형 동생 하던 사이였던 김 감독에게 이제는 꼬박꼬박 존칭을 쓴다. 석진욱은 "처음엔 감독님이라는 단어가 입에 붙지 않아서 혼났다. 선수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한 번은 감독님이 아닌 '세진이 형'이라는 말이 나왔다"며 "이제는 그러면 안된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지도자상은 누구일까. 바로 삼성화재 시절 항상 옆에서 지켜봤던 임도헌 코치다. 석진욱은 "지금 신 감독님을 롤모델로 삼는다는 건 내겐 아직 시기상조"라며 "코치는 팀을 위해 누구보다도 희생을 해야 한다고 본다. 임 코치님은 그런 부분에서 정말로 귀감이 될 수 있다. 이제 막 시작했지만 코치 생활을 좀 더 오래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래서일까. 선수 은퇴를 했지만 집에 가는 시간은 더 줄어들었다. 석진욱은 "아내와 아이들이 늘 있는 일이라며 이해를 해주더라"고 웃었다.

배구코트를 주름잡았던 김세진과 석진욱 두 사람은 이제 지도자로 함께 출발했다. 현재 러시앤캐시는 미니 선수단이지만 신인드래프트와 외국인선수 선발까지 마무리하면 번듯한 팀으로 만들어진다. 둘에게는 선수 시절과 또 다른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석진욱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막 닻을 올렸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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