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이젠 기억도 가물거리지만, 그런 적이 있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에 가슴앓이를 하고, '연기력 논란'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배우 황정음과 윤은혜는 '1세대 연기돌'에서 여엇한 주연급 연기자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현재 KBS 2TV 평일 저녁시간대를 책임지며 선의의 경쟁 중이다. 윤은혜는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에서, 황정음은 수목드라마 '비밀'에서 열연 중이다.

현재까지 시청률로는 황정음이 다소 우위에 있다. 하지만 윤은혜의 '미래의 선택' 역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앞으로 윤은혜를 둘러싼 두 남자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이야기 전개와 몰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황정음과 윤은혜가 돋보이는 건, 그들의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연기를 향한 열정,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감한 변신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황정음은 그간 '지붕뚫고 하이킥' '내 마음이 들리니' '풀하우스 테이크2' 등에서 보여줬던 상큼 발랄 유쾌한 캐릭터를 벗어던졌다.
'비밀'에서 황정음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여자 강유정이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살인죄를 뒤집어썼다. 그 이후 하나뿐인 아들을 잃고, 아픈 아버지마저 생을 달리했다. 모든 상황이 절망적인 이 순간에도 유정은 억척스럽게 삶을 이어간다. 조민혁(지성 분)의 집착스러운 복수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내일을 향해 발을 내디딘다.
잔혹한 운명에 맞선 강유정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예뻐보이고픈 여배우의 욕심을 버렸다.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수감복과 청소복, 헐렁한 카디건을 걸치고, 수척한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렸다. 볕이 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그녀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 질수록, 삶이 더욱 고되질수록 시청률은 상승세다.
윤은혜는 차기작으로 평소 두각을 나타내던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했다. '궁' '커피프린스 1호점' '보고싶다' 등에서 선보였던 말랑말랑한 감성을 그대로 갖고 간다. 이동건, 정용화와 보여줄 삼각로맨스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혹자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고 말하지만 윤은혜는 연기를 위해 스타일부터 확 바꿨다.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을 선사하기 위해 아무나 소화할 수 없다는 일명 '뽀글이' 파마에 도전한 것. 여기에 반짝이 의상을 입고 '난 괜찮아'를 열창하는가 하면, 무표정한 얼굴로 '붉은노을'을 부르는 등 망가짐에도 두려움이 없다.
극중 방송작가 지망생 나미래 역으로 분한 윤은혜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사람의 활약과 함께 MBC '메디컬 탑팀' 정려원의 연기 행보도 관심거리다. 정려원은 '내 이름은 김삼순' '샐러리맨 초한지' 등을 거치며 아이돌 가수에서 배우로 안착한 케이스다.
현재 정려원은 '메디컬 탑팀'에서 차가운 카리스마를 가진 흉부외과 전문의 서주영 역을 맡아 주지훈, 권상우와 어깨를 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은혜는 최근 '미래의 선택'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아이돌 출신 배우) 1세대가 더욱 잘 해야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이 마련될 것 같다"라며 감사함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에서 주연배우로 발돋움한 이들이 펼칠 뜨거운 연기 전쟁이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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