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때 아닌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WK리그 박은선(27, 서울시청)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참담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박은선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등학교 졸업 후 실업팀에 왔을 때와 비슷한 상황 같아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라며 찢어지는 듯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어 "성별 검사를 한두 번 받아본 것도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 때도 검사를 받아 출전했다"라며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을 향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5일 박은선의 소속팀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은 비공식 모임에서 박은선이 내년에 리그에서 뛸 수 없도록 해야하며 경기에 나서게 될 경우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격이나 외모를 보면 남자 선수와 비슷해 소속팀 선수들이 경기 중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박은선은 "이탈과 잦은 방황도 많았지만 우리팀 선수들과 감독님은 항상 나를 용서하고 받아줬다. 그 고마움을 경기력과 성적으로 보답하고자 마음 먹었다"라고 적었다.
박은선의 말대로 그동안 박은선은 숙소를 무단이탈하며 서정호 감독과 불화설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 경기에 몰두하며 WK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서울시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런 좋은 성과에 대한 타 구단 감독들의 비난이라고 판단한 박은선은 "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서 28살이 됐다. 날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웃으면서 인사해주시고 걱정해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나를 죽이려고 드는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수치심을 느꼈다는 박은선은 오히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더 마음을 굳건히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많은 분이 절 도와주고 있어서 든든하다. 이제는 아무 생각 하지 않고 푹 쉬다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데 집중하겠다. 더 이상은 포기하지 않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또, 나머지 구단을 지칭하는 듯 "단디(단단히) 지켜봐라. 여기서 무너지지 않는다. 니들(너희들) 수작 다 보인다. 더 이상 넘어지지 않는다"라며 서운하고 화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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