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 에버그란데 감독은 '세계적 명장'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모두 들어 올린 세계 축구 역사상 유일한 감독이다. 또 이탈리아 세리에 A 명가 유벤투스, 인터밀란 등 감독을 역임하며 수많은 영광을 품었다.

이런 리피 감독이 최근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최근 리피 감독이 광저우와 3년 계약을 연장하며 2017년까지 광저우 감독으로 남게 됐다. 그래도 여전히 중국 내부에서는 대표팀 감독 리피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다.
'명장' 리피라는 존재감으로 인해 광저우는 지난해 아시아 최강 클럽이 됐다. 또 중국 슈퍼리그는 아시아 변방에서 아시아에서 무시할 수 없는 리그로 변모했다. 그러자 리피라는 힘을 앞세워 중국 국가대표팀의 비상도 바라는 것이다. 중국의 국가대표도 아시아의 중심으로 이동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중국인들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피 감독은 12일(현지시각) FI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가 중국 대표팀 감독을 할 일은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없을 것이다.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중국 대표팀 감독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대표팀 감독을 완강하게 부정했다.
이어 리피 감독은 "나는 광저우와 계약을 연장했다. 나는 광저우에서 매우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광저우는 위대한 팀 정신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의 도전이 수준 낮은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광저우 감독직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리피 감독이 중국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는 이유는 광저우 감독이 만족스러운데 굳이 대표팀 감독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중국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들의 '수준'이다.
중국 슈퍼리그가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는 현상에서 값비싸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영향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광저우의 콘카를 비롯, 올 시즌 새롭게 영입한 이탈리아 대표팀 공격수 출신 알레산드로 디아만티 등은 100억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한다.
세계적인 외국 선수를 영입하면서 중국 슈퍼리그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의 역량이 엄청났기에 중국 선수들의 허점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 선수들이 정상급 외국인 선수들을 뒷받침하며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표팀은 오직 중국 선수들로만 꾸려야 한다. 이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표팀의 이끌 자국 선수들의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중국 선수들만으로는 아시아 무대에서 조차도 활약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리피 감독 역시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있었다. 이런 한계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중국 대표팀 감독직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천하'의 리피 감독이라 해도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이다.
리피 감독은 '절친'으로 알려진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일본을 예로 들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이지만 자케로니 감독은 일본 대표팀 수장이 됐다. 리피 감독은 자케로니 감독의 상황을 빗대 자신이 중국 대표팀 감독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리피 감독은 "국가대표팀은 세계 축구 흐름 안에서 얼마나 많이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느냐를 측정해야 하는 팀이다.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다. 나의 친구 자케로니 감독은 일본의 감독이다. 일본은 나카타 히데토시, 나카무라 슌스케 등 유럽에서 빼어난 활약을 했던 많은 선수들을 보유했다. 그리고 인터밀란의 나가토모 유토, AC밀란은 혼다 케이스케 등 계속해서 그런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할 수 있고 중국 대표팀 감독은 할 수 없는 이유. 선수들의 '질'이었다. 유럽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수준급 아시아 선수들이 주기적으로 중국에 등장하지 않는 이상, 중국 대표팀을 이끌 리더가 탄생하지 않는 이상, 리피 감독이 중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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