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호주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에 희망을 안겼지만 달리 생각해 그 과정을 찬찬히 살펴보면 쉽지 않은 대회였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의 준우승, 호주의 우승으로 끝난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24경기가 모두 무승부가 없었던 소위 '상남자' 경기가 속출했다. 그렇지만, 경기내용을 뜯어보면 아시아 축구의 상향 평준화로 모든 경기가 쉽게 승부가 갈리지 않음을 알려줬다.
조별리그에서는 총 65골이 터졌다. 특히 진땀 승부가 많았다. 아시안컵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한 2004년 대회부터 살펴보면 조별리그에서 나온 골은 2004년 77골, 2007년 76골, 2011년 74골이었다.

이번 대회는 골 수가 좀 줄었는데 아무래도 빡빡한 승부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0 승리로 끝난 경우가 무려 10경기나 나왔다. 2004년(3경기), 2007년(1경기), 2011년(5경기)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박빙 승부에 의한 1-0 결과가 많았다. 이 중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1-0 승리로 장식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1 등 1점차 승부를 모두 합하면 총 14경기로 힘든 승부가 속출했다. 결승전까지 총 득점도 2004년 96골에서 84골로 12골이나 줄었다. 이는 아시아 각국 축구의 격차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한국, 호주, 이란, 일본 등 강팀을 상대하는 상대적으로 약한 팀들이 전술적 향상으로 수비로 버티면서 역습에 의한 공격을 시도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예선리그 당시 공격력 부재에 애를 먹었던 한국은 어려움을 톡톡히 경험했다. 구자철(마인츠05),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의 부상 이탈이라는 변수가 있었다고 하지만 상대의 밀집 수비를 쉽게 깨지 못했다. 앞으로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는 주전급 선수가 이탈하더라도 이에 대비하는 플랜B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특히 중동팀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향세를 걷고 있지만 이라크, 이란 등은 건재했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급성장과 요르단, 바레인 등이 다크호스로 부각된 것 등은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중국도 자국리그의 적극적인 투자로 과거보다 부드러운 경기를 보여주면서 대표팀 기량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손흥민(레버쿠젠)도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쉽지 않을 것을 예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수비에서 볼을 소유해 빌드업하는 능력도 좋아져야 한다. 이번 대회 점유율은 높았지만, 기회는 적었다"라며 공수 각 부문에 보완이 필요함을 전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 좀처럼 공간을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던 손흥민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3골을 넣으며 제몫을 해냈지만, 골이 나온 시점은 모두 연장전과 후반 막판이었다. 상대가 힘이 떨어지지 않은 접전 상황에서는 골 넣기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어느 팀도 쉽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아시안컵 준우승은 잊어야 한다. 죽기살기로 뛰어야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수한 플레이메이커들이 존재한 팀들이 좋은 성적을 이끌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버티기 승부에서 좋은 플레이메이커는 큰 힘으로 작용했다. 한국의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돋보인 가운데 호주의 마일 제디낙(크리스탈 팰리스), UAE의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 이라크의 야세르 카심(스윈던타운) 등이 이번 대회 눈에 띈 미드필더들이었다. 이들은 박빙의 승부에서 안정적인 볼 소유로 팀 승리를 이끌러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들 미드필더의 유형은 조금씩 다르지만, 팀 승리의 키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상대보다 볼 점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라고 분석했다.
월드컵 2차 예선에는 그나마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팀들을 만나지만, 최종예선 진출 시에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까지 남은 기간 슈틸리케 감독 중심의 철저한 연구와 인재 발굴에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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