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옥에 티가 하나 있었다. 3-1로 앞선 8회초 허용한 투런포였다. 그 외에는 책잡힐 일이 없었다. 결과는 짜릿한 승리였다.
장원준이 두산 베어스의 5연승에 단단한 돌다리를 놓았다. 2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등판한 장원준은 8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실점 역투했다. 탈삼진 6개에 볼넷 1개로 깔끔한 투구였다. 두산이 6-3으로 승리하면서 장원준은 12승(9패) 째를 챙겼다.

'84억원의 사나이' 다운 투구였다. 지난 겨울 사직구장을 떠나 잠실구장을 새로 홈으로 사용한 그는 투수에게 유리한 이곳에서 물만난 물고기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5경기를 잠실에서 소화한 그는 이곳에서만 7승6패 평균자책점 3.04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시즌 24경기 11승9패 평균자책점 3.54와 비교해 더욱 나은 기록이다.
이날도 장원준의 '잠실 강세'는 이어졌다. 4회 2사 뒤 최정에게 불의의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을 뿐 3회까지 9타자를 상대해 아웃카운트 9개를 기록했다. 5∼7회에도 사사구 2개만 내줬을 뿐 9타자를 맞아 아웃 9개로 가볍게 끝냈다.
가장 아쉬운 투구는 8회초였다. 1-1 동점이던 7회말 두산이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서나가자 8회초에도 그는 마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선두 정의윤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하더니 1사 후 이재원에게 그만 좌월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은 것. 141㎞ 패스트볼이 바깥쪽 중앙으로 몰리면서 장타의 빌미를 제공했다.
망연자실해진 그는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김성현과 김연훈을 내리 범타 처리, 이닝을 마무리했다.
장원준의 혼신의 힘을 다한 투구에 두산 타선은 결국 8회말 재차 화답했다. 정수빈의 2루타와 사사구 2개로 만들어진 1사만루서 오재원이 2타점 우전안타를 쳐 다시 앞섰다. 마무리 이현승이 9회를 틀어막으면서 장원준은 승리투수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장원준은 경기 뒤 "팀이 연승중이어서 내 몫만 다하자는 생각이었다. 매달 2승씩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어느 정도 되니 15승을 의식해서 힘이 들어갔다. 어려운 시기였다"며 "이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내 피칭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비와 타격에서 도움을 준 야수들에게 고맙다. 몇 경기 남지 않은 시즌 막판 끝까지 최선 다해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 시즌 15차례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리그 공동 6위에 해당한다. 그는 "선발 투수로서 이닝을 길게 가져가는 게 가장 중요하고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기분 좋다"고 자부심도 나타냈다.
한편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뒤 "장원준은 실투 하나를 빼고는 경기 운영을 잘했다”고 칭찬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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