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정수빈(두산 베어스)는 지난 2012년 11월 말 잠실구장을 찾았다. 당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시기였지만 정수빈은 조용한 야구장에 왔다.
한 팬의 사연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당시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한 학생을 만났다. 주인공은 한형선 군.
정수빈은 한 군과 그라운드에서 캐치볼을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에 손수 사인을 한 뒤 건냈고 사인볼, 구단 캐릭터 인형 등을 선물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인 한 군은 재생불량성빈혈이 발병했다. 프로야구 원년(1982년)부터 구단의 전신인 OB팬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두산팬이된 한 군은 초등학교때는 야구부가 있던 부천중학교로 가겠다고 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했다.
그는 바라던 대로 부천중에 입학했지만 병 때문에 외부활동이 힘들어졌다. 정수빈은 이런 소식을 전해듣고 오프시즌에 짬을 내 당시 자리를 가졌다.
정수빈과 두산 선수들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훈련을 끝낸 뒤 라커룸에 있던 정수빈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 군의 아버지인 한정섭 씨가 직접 구장을 찾아 정수빈에게 편지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이다.
아버지는 편지를 통해 한 군의 근황을 전했다. 한 군은 2012년 정수빈과 만남 이후 재수술도 있고 여러 번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고입검정고시도 통과해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그동안 여러 번 잠실구장을 찾았다"며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먼발치에서 응원만 했다"고 밝혔다. 한 씨는 "이번에는 건강한 아들의 모습도 보여주고 정규시즌 막바지에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추석선물도 드리고 싶어 이렇게 연락했다"고 전했다.
정수빈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가족들과 함께 잠실구장을 찾은 한 군과 다시 만나 추억을 되새겼다. 건강해진 한 군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도 했다. 정수빈을 비롯한 두산 선수들은 한 군의 가족들이 준비해 온 떡과 과일 등 푸짐한 선물도 전달받았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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