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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너시속' 감독 "안효섭, 40대 장발·수염…'사회적 물의' 농담도"


(인터뷰)김진원 감독, 넷플릿스 '너의 시간 속으로' 9월 8일 전 세계 공개
"원작 '상견니'와는 다른 인물의 결…1인6역 소화한 안효섭, 감정적으로 힘들어해"
"40대 시헌 위해 가발 테스트, 반응 이 정도일 줄이야…다른 결 위한 차별점"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JTBC '나의 나라',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을 연출했던 김진원 감독이 '너의 시간 속으로'를 통해 OTT 시리즈에 첫 도전했다. '상견니'라는 대히트작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큰 부담감과 고민을 안고 있었던 김진원 감독은 인터뷰 역시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하면서도 긴 시간 노력을 쏟아부은 '너의 시간 속으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연출 김진원, 극본 최효비/원작 '상견니')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민주(전여빈 분)가 되어 남자친구 연준(안효섭 분)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로, 가가연과 허광한, 시백우 주연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이다.

김진원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김진원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상견니'는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한국에서도 '상친자'('상견니'에 미친자들) 열풍과 함께 큰 사랑을 얻었다. 이 같은 '상견니'의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된 '너의 시간 속으로'는 총 12부작으로 지난 8일 전 세계에 공개돼 주목 받고 있다. 공개 이틀 만에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1위, 글로벌 8위에 오르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김진원 감독은 11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리메이크를 위해 중점을 둔 부분과 공개 즉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안효섭의 40대 비주얼 변화의 이유 등을 솔직하게 전했다.

- 공개된 후 반응을 실감한 것이 있나.

"제가 SNS를 전혀 하지 않는다. 주말 동안 개인적으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전과는 달리 연락이 상당히 많이 오고 반응들이 빨리 온다, 외국에 계신 분들도 연락하고 이게 넷플릭스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원작과의 비교는 피할 수가 없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했는데 공개된 후 부담감이 좀 줄어들었나?

"여전히 두렵다. 저도 원작을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얘기했지만 촬영하며 가장 힘든 것이 리메이크작인데 달라도 되나, 또 원작과 똑같으면 우리 작품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왜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원작과 같아야 하는 것과 달라야 하는 것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 힘들고 고민을 했다."

- 각색할 때 연출적으로 밸런스를 잡은 기준은?

"배우와 현장에 많이 의지했다. 원작이 있어서라기보다, 대본을 가지고 현장을 가면 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다. 결정을 따라가면 대본과는 다른 지점에 가 있다. 엄청나게 벗어난 건 아니고 파랑을 향해 가는데 진하고 연하기가 다르다. 그런 공기와 흐름을 따라가면서 이것이 우리의 색깔이라는 것을 찾아갔던 것 같다."

배우 안효섭과 전여빈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효섭과 전여빈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원작을 본 이들은 아쉬움을 얘기하기도 하고, 반대로 좋다고 하는 부분도 있다. 가장 다르게 하려고 했던 지점은 무엇인가.

"작품의 톤과 인물의 결이다. 캐릭터의 변화와 닿아있다. 큰 사건의 구조를 바꿨다기보다는 시헌의 결을 바꿨다.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인규에 대한 헤아림이나 민주의 고백을 단호하게 거절하지만 다치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 등이 좀 더 어른스럽고 성숙한 인물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이 있어서 30대 준희가 10대 시헌을 바라보면서 감정의 혼란을 느끼게 된다고 여겼다."

- 공개 직후 40대 시헌의 비주얼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또 길고 헝클어진 머리에 수염, 어두운 분위기의 비주얼을 완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예상했다.(웃음) 시헌은 고단하게 20년의 세월을 견뎌왔다. 시헌의 외모 변화가 드라마에 나오는 건 인규 죽음 직후다. 인규가 죽은 후 상실감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운명은 바꿀 수 없다며 자포자기한 심정에 놓였다고 생각했다.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고 많이 지쳐있는데 거기서 아픔, 고통의 깊이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9회에서 40대 시헌이 준희를 다시 만나 집으로 간다. 20년의 기다림 끝에 그 공간에 들어갔는데, 안효섭 배우가 그 장면에서 감정을 잡기 위해 힘들어했다. 겉으로 보기엔 안효섭이 1인 4역을 하는데, 시기적인 변화를 디테일하게 보면 6인이라고 할 정도로 감정이 다 다르다. 고등학생 시헌, 2002년 미국에서 돌아온 시헌, 연준 본체, 연준에 들어간 시헌, 준희와 만나 대학 생활 후 동거하는 시헌, 시간을 넘어온 40대 시헌이 있다. 이 인물 중 40대 시헌이 물리적으로 나이 차가 많이 난다. 동시에 미스터리한 느낌으로 혼란을 가장 많이 일으킨다. 시헌이 들어간 연준이 대학 시절 알바를 하는 가운데 시헌이 민주의 삼촌(박혁권 분)과 통화를 한다. 혼란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인데, 이때의 시헌을 비주얼적으로 확실하게 차별점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40대 시헌은 공항에서 운명을 받아들이고 포기해야 한다고 하지만, 청년 연준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그때의 감정 대비가 쉽게 되려면 40대 시헌은 지쳐있고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타일을 그냥 결정한 것이 아니라 테스트를 많이 했다. 가발을 이것저것 씌워봤는데, 안효섭 배우는 뭘해도 댄디해 보이더라. 멋있다. 심지어 가발을 씌워놓고 '왜 그렇게 잘나 보이지? 못생겨질 수는 없니?', '내가 널 이렇게 만들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런 고민과 스타일링 작업을 통해 구분을 뒀다."

- 분위기를 다르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앞머리를 올리는 것이지 않나?

"그렇게 하면 세련되어 보인다. '사내맞선' 때 비주얼이 나오더라. '저 좋은 배우를 왜 저렇게 했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고단한 감정을 겪은 시헌에게 마음을 주면 그 자체로 짠함이 느껴진다."

배우 안효섭과 전여빈, 강훈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효섭과 전여빈, 강훈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비주얼 얘기가 나와서, 극 중에 '예쁘다', '멋지다'라는 대사가 많이 나온다. 전여빈 배우의 예쁨, 안효섭 배우의 멋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나.

"쪽지를 줄 때 우리 반에서 가장 예쁘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전여빈 배우가 '설득이 될까요?'라고 하더라. 시헌이와 인규의 눈에는 이견 없이 제일 예쁜 애가 민주일 거라고 생각한다. 전여빈 배우는 각도와 헤어스타일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 그래서 저보다는 카메라 감독님이 노력을 가장 많이 하셨을 텐데, 각도와 빛을 신경 썼다. 안효섭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제가 제일 예뻤으면 했던 건 대학교 연애 시절이다. 그런데 부각이 가장 많이 된 것이 40대 시헌인 것 같다.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제 생각엔 안효섭 배우도 자신이 안 예쁘게 나오는 걸 좀 즐긴 것 같다.(웃음) 결이 달라야 해 디테일을 잡으며 큰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

- 배우들이 10대 시절 연기를 위해 교복을 입었다. 부담이 있진 않았나?

"배우들이 처음엔 부담을 가졌고 '내가 교복을 입는 마지막 작품이 아닐까'라고 하더라. 교복도 하루 동안 스타일링 테스트를 했다. 98년도의 교복 샘플을 가지고 와 제작 후 셋 다 입어 봤다. 일차적으로 예술고등학교 같은 교복은 제외했다. 가급적이면 평범했으면 했다. 하복과 춘추복이 나오는데, 반응을 보니까 현대 교복 같다고 하더라. 저희는 98년도 샘플을 가져와서 했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올지 몰랐다. 오히려 핏을 고민했다. 고민하니 의상 실장님이 '지역별로 다르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핏이 타이트했다'라고 하더라."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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