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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뒤에서 '피눈물' 흘린 영화 많았다


 

지난 연말 개봉해 한동안 깨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던 '왕의 남자' 흥행기록이 9월 2일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의해 6개월 만에 무너질 것으로 확실시 된다.

7월 27일 개봉 후 하루 평균 36만명 남짓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5주차 만에 '왕의 남자'가 지닌 1천230만 흥행기록을 넘은 '괴물'의 성과는 한국영화사의 일대 사건으로 수없이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여름 '괴물'의 흥행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려야 했던 한국영화들도 적지 않았다. 관객들이 '괴물'에만 몰리면서 여름방학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있어 난관에 부딪혔던 작품들이 수두룩했던 것.

지난 해 여름방학 시즌에는 8월초 개봉했던 '웰컴 투 동막골'이 5백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여름 박스오피스를 석권, 이후 추석시즌까지 8백만 관객을 기록하며 간판을 내렸다. 그렇지만 350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와 3백만 여명 정도의 관객을 모았던 장진 감독의 '박수칠 때 떠나라' 등의 한국영화가 여름방학 극장가를 사이좋게 나눠가질 수 있었다.

그러면 올해 여름은 어떤가?

영화진흥위원회의 입장권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8월27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괴물'이 극장에서 상영 된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개봉됐던 한국영화 중 1백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임수정 주연의 '각설탕' 한 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3일 개봉한 '스승의 은혜'는 52만9천여 명의 흥행을 기록했고, 이준기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플라이 대디’는 50만 관객 돌파에도 실패했다. 8월10일 개봉했던 이재용 감독의 신작 '다세포 소녀'는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다는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46만 여명의 관객으로 만족해야했다.

'다세포 소녀'와 같은 날 개봉한 '각설탕'만 개봉 후 뒷심을 보여주며 108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괴물’의 위세 속에서 유일하게 1백만 명을 돌파한 영화로 남게됐다.

8월 중순을 넘어 개봉했던 한국영화들 역시 '괴물'의 괴력을 막지 못했다. 8월 17일 개봉한 봉만대 감독의 호러영화 '신데렐라'는 52만 여명의 관객을 모았고 지현우,임정은 주연의 멜로영화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21만여명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8월 24일 나란히 개봉한 '아이스케키'와 '원탁의 천사', 그리고 '예의없는 것들'은 여름방학시즌 끝 무렵이라는 불리한 상황이지만 각각 20만에서 3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괴물'의 관객은 이들 영화의 두 배가 넘는 70만 여명의 관객으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괴물'은 9월 2일 '왕의 남자'의 1천230만 흥행기록을 경신한 이후 전인미답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급사측이 추석까지 '괴물'의 상영 연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영화사의 새로운 기록을 아로새긴 '괴물'의 흥행 뒤에는 승자 독식의 어두운 그림자가 한국영화계에도 엄습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스크린쿼터축소반대를 외치며 한국영화의 상영일수 보호와 다양성 확보를 위해 소리를 높였던 한국영화계에 모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 여름 '괴물'의 흥행 뒤에서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한국영화들의 초라한 흥행성적은 우리 영화계의 또 다른 위기징후로 보인다.[사진설명=위쪽은 영화 '괴물', 아래쪽은 영화 '각설탕']

조이뉴스24 /김용운기자 wo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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