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과거 휴전선 인근에서만 발병했던 한타 바이러스가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영화 '알포인트'로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공수창 감독이 신작 'GP 506'을 들고 돌아왔다. 미스터리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공포와 단단한 플롯으로 호러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던 공수창 감독은 4년여의 숙고 끝에 역시 군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스릴러 'GP 506'을 내놓았다.
맑고 순수한 젊은 시절에 군에 가야만 하는 젊은이들의 희생, 그를 통한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공수창 감독의 'GP 506'은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수위 높은 잔혹성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영화의 결말에 대한 설왕설래가 활발하게 오가고 있는 가운데, 공수창 감독의 연출의 변을 들었다. 극중 원인 모를 병에 감염되며 이성을 잃는 설정에 대해 감독은 "실제로 한반도에만 존재했던 바이러스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엔딩에 대해 많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광견병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광견병은 아니고 내가 모티브로 삼은 것은 한타 바이러스다.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려 했다. 한타바이러스는 우리나라 휴전선에서만 실제로 발병했던 사례가 있다.
6.25 전쟁 말기에 중공군과 대치하고 있을 때 넘어왔다는 설이 있다. 중국에서는 발견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음모이론적으로는 미군의 세균전에서 비롯된 바이러스가 아니냐는 설도 있고. 그런 병원균이 어느 한동안 잠복했다가 제초작업을 하던 군인들에게 옮아왔다는 것이 내가 구상한 맥락이다. 배치를 하다보니 좀비영화같은 느낌으로 흘러간 것 같다.
전작에 이은 밀리터리 소재로 말하고자 했던 바는
-영화의 특징은 바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없는,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카오스적인 혼돈과 고립이다. 비와 어둠, 공간으로 극단적 고립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원인을 캐낼 수 없는 사건을 겪으며 일어나는 혼돈을 그리려 했다. 적(敵)과 아(我)가 없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전작의 감우성이나 이번 조현재처럼 군대와는 거리가 있는 도시적 이미지의 배우를 기용하는 까닭은
-감우성이나 조현재처럼 일명 시티보이같은, 쿨한 이미지의 남자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예의는 있지만 냉정한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군대와 잘 어울리는 투박한 조연들은 마초같지만 정이 느껴지지 않나? 그런 캐릭터와 대비되는 도시적인 이미지를 원했다.
조현재는 '태양은 가득히'의 알랭 들롱같은 눈빛에 반해 캐스팅했다. 친구를 죽이고 요트를 몰고 가면서 담배를 물고 있는 알랭 들롱에게서 묘한 슬픔을 느낀 적이 있다. 불쌍하기도 하고 똑똑하지만 열등감에 사로잡힌 인물, 계급적인 한계에 부딪힌 인물의 비극을 느낀거다. 조현재에게서도 그런 비애의 눈빛을 발견했다.

제작비 문제로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는데
-영화를 55% 정도 찍은 상태에서 제작사가 더 이상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많은 곳을 찾아다니고 후배, 친구들을 만나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상황이 안 좋아서 차일 것을 알면서도 그걸 확인해야만 하는 상황이 힘들었던 것 같다. 절박했던 시간이었다.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3일 정도만이라도 투자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싶을 정도였다. 그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고 희망을 갖고 싶을 만큼 절박했었다.
피와 총알이 그야말로 물 쓰듯 쓰였다?
-맞다. 피를 물처럼 썼다. 영화에서 쓴 총알만 약 8천발이다. 실제 무기로 친다면 100명 정도가 무장할 수 있는 양이라고 들었다.
항간에서는 여배우 기피증상이 있다는 말까지 있던데
-기피라니? 아니다(웃음). 그저 남녀 성별 구색을 맞추는 것이 싫었을 뿐이다. 보통 남자 둘에 여자 하나 이렇게들 구색을 맞추지 않나. 여배우가 필요한 캐릭터가 등장하면 마땅히 써야겠지. 그래서 차기작은 여배우와 하려고 한다. 인도차이나 반도를 배경으로 한 첩보물인데, 여자 주인공과 남자의 비중이 비슷하다.
밀리터리 전문 감독의 이미지는 부담되지 않나
-의도했던 바는 아닌데, 그렇게 돼 버린 것 같다(웃음). 브랜드화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군대 얘기는 계속 하고 싶다. 관심있는 소재는 자이툰이나 평화유지군 얘기다.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 파병을 나가서 벌어지는 소통의 문제를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 6.25 얘기도 하고 싶고, 앞으로도 군대 소재만 30가지는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