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새벽(이하 한국 시간) 유로 2008이 스위스 바젤 상크트 야콥 파크에서 벌어지는 스위스-체코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예선 4개조 가운데 C조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축구 전문가, 팬들도 다 알고 있는 '죽음의 조'다. 월드컵 4강전 구성으로도 손색없을 정도인, 이번 '유로 2008'에서 가장 많은 화젯거리를 쏟아낼 조다.
C조는 이탈리아, 프랑스, 루마니아, 네덜란드로 구성되어 있다. 오는 10일 오전 1시 취리히 레치그룬트 슈타디온에서 루마니아-프랑스, 3시 45분 베른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네덜란드-이탈리아의 조별예선 1차전이 열린다.
이탈리아, 월드컵에 이어 '앙리들로네'도 들어올린다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우승후보 1순위다.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을 시작으로 마르코 마테라치(인터 밀란), 지안루카 잠브로타(FC 바르셀로나) 등 카테나치오로 불리는 수비라인은 세계 최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수비의 핵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가 훈련도중 왼쪽 발목 부상으로 하차한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누구든 그의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것이 이탈리아의 장점이다. 도나도니 감독은 그의 대체 선수로 팔레르모에서 뛰는 안드레아 바르자글리를 선발했다.
프리킥의 마술사 안드레아 피를로, 싸움닭 젠나로 가투소(이상 AC 밀란)가 지키는 중원은 누구도 뚫기 어려울 정도로 튼튼하다.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공격진은 이탈리아의 고민거리다.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성장한 루카 토니(바이에른 뮌헨)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2005~2006 시즌 세리에A 피오렌티나에서 31골로 득점왕에 오른데 이어 2007~2008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뮌헨으로 이적 후 21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프랑스, 2000년 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지난 '유로 2000'에서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연장 접전 끝에 다비드 트레제게의 골든골을 앞세워 '앙리들로네'를 들어올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지단이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해 퇴장을 당한 가운데 이탈리아에 월드컵을 내준 아픔이 있다.
이번 만남은 프랑스에게는 다시 한 번 유로 2000의 기억을 선사할 리벤지 매치의 기회다. 프랑스는 세대교체라는 진통을 겪는 가운데도 유로 2008 예선 B조에서 이탈리아에 1승1무로 우위를 보였다.
프랑스는 클라우드 마케렐레(첼시)-파트리크 비에이라(인터 밀란)로 짜인 균형감 있는 두 수비형 미드필드의 조합을 앞세워 중원을 장악한 뒤 티에리 앙리(FC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니콜라스 아넬카(첼시)-카림 벤제마(올림피크 리옹)를 지원한다.
미드필드에서 위치에 상관없이 제 역할을 해내며 프랑스를 조율하는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의 존재는 큰 힘이다. 빈 공간을 잘 찾아 들어가 동료에 연결하는 패스는 일품이다.
루마니아-네덜란드, 조직력과 노장의 힘으로
유로 2000에서 루마니아는 독일, 포르투갈, 잉글랜드와 한 조에 속해 본선 탈락 1순위로 꼽혔다. 독일과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포르투갈에 0-1로 패하면서 예상대로 되는 듯했지만 잉글랜드에 3-2로 승리하면서 극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 당시 신예로 평가받던 공격수 아드리안 무투(피오렌티나)는 어느새 성장해 루마니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밀란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크리스안 키부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루마니아는 두 선수 외에 딱히 해결사가 없다. 2004년 우승한 그리스처럼 조직력으로 버텨야 하는 한계가 있다.
네덜란드는 2007~2008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더블(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달성의 주역인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가 골문을 단단히 수호할 예정이다. 서른여덟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민첩성과 안정감은 최고 수준이다. 두 대회 연속 3위를 기록한 네덜란드를 최후방에서 지휘해 결승까지 올려놓을 준비가 되어있다.
클라스 얀 훈텔라르(아약스), 딕 쿠이트(리버풀) 등 젊은 공격수들이 성장했지만 루드 반 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의 이름값은 상대팀 수비수들에는 두렵기만하다.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활약을 하기는 어렵지만 대표팀의 리더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공격수 라이언 바벨(리버풀)이 지난 2일 웨일즈와의 평가전에서 발목 인대 부상으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고 로빈 반 페르시(아스날) 역시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의 속을 태우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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