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익수(최형우)가 한 순간 틈을 보였다. 뛰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16일 두산-삼성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두산 '발야구 3인방'의 선두주자 이종욱이 잽싸게 홈을 파고 들어 결승점을 올렸다.
4-4 맞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던 7회말 두산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이종욱은 2-3 풀카운트 접전을 벌인 끝에 삼성 3번째 투수 권혁으로부터 볼넷을 골라나갔다. 이어 오재원과 김현수마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고 타석에는 김동주가 들어섰다.
김동주가 친 타구는 우익수 방면으로 날아갔지만 너무 짧아 3루주자가 태그업하기는 힘들어보였다.
그러나 3루주자는 이종욱이었다. 삼성 우익수 최형우가 볼을 캐치하며 주춤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상대가 보인 단 한 순간의 약점을 놓치지 않고 이종욱은 탁월한 판단으로 홈을 파고들었다. 당황한 최형우의 송구가 홈으로 날아왔지만 옆으로 빗나갔고, 그 사이 이종욱은 홈베이스를 짚었다. 5-4로 두산이 앞서는 순간이었다. 이종욱의 발이 만들어낸 결승점이라 할 수 있었다.
이날 이종욱은 타격 면에서도 톱타자로서의 활약을 100% 수행했다. 5차례 타석에 들어서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이종욱은 삼성을 '발과 방망이'로 두 번 죽인 셈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1차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도 "4-4 동점이 된 후 삼성이 몇 차례 기회를 못살렸다. 그럴 때 나온 이종욱의 베이스 러닝 하나가 상대의 기를 꺾었고, 우리에게 승운이 넘어왔다"며 이종욱의 플레이를 극찬했다.
이종욱은 "상대 우익수(최형우)의 포구 자세가 나빠서 살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며 과감한 결정이 불러운 최상의 결과에 회심의 미소를 띄었다.
조이뉴스24 /잠실=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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