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구 최고의 중원 사령관으로 불리는 권순형(22, 고려대)이 지난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2009 K-리그 신인 드래프트' 행사장에 깔끔한 세미 캐주얼 차림으로 참석했다.
175cm 정도의 키에 다소 말라 보이는 체형이었지만 그와 경기를 해본 타 학교 선수들은 하나같이 빠른 몸놀림과 볼 터치, 그리고 경기를 이끄는 능력까지 타고 났다며 혀를 내둘렀다. 동북중 -동북고를 나온 그는 2002년 U-16 대표팀에 발탁되며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잦은 부상과 체력 부족으로 이후엔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 4월 광양시에서 열린 제4회 전국 춘계대학축구연맹전 우수 선수상, 그리고 6월에는 제9회 전국 대학축구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주역으로 활약하며 팀의 5연패를 도왔고 동시에 MVP를 거머쥐는 등 고려대 축구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게다가 7월엔 2008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등 차세대 미드필더로 주목을 받으며 졸업을 앞둔 그는 모든 구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신생팀 강원FC는 총 14명의 우선지명 선수를 선택했는데 당연히 그 속에는 권순형도 포함됐다. 이미 지명을 받은 상태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드래프트 행사장을 찾은 그를 만나봤다.
-올해 최대어라고 불리는 선수라 많이 궁금했는데 처음 만나 반갑다. 프로에서 뛰게 된다. 각오와 소감을 전해 달라.
"최대어라든가 최고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과찬이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는 것 같다. 고맙다. 부담도 크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지명을 받은 상태인데 협회에서 공식 인터뷰 선수로 지정해서 온 것 아니냐. 드래프트 참석은 처음일텐데 어떤 것 같나?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해야 하나, 만약 내가 우선지명 되지 않았다면 절대 이 현장에는 못 올 것 같다. 많이 떨릴 것 같다. 우리 학교에서도 10명이 지원했는데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이제는 프로가 된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티 나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 경기장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뛰고 싶다. 그렇지만 팀에서 없어선 안 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외모가 워낙 수려해서 안보이지 않을 것 같은데(웃음). 골도 넣고 화려한 플레이로 스스로를 빛나게 하고 싶지 않나?
"아니다(웃음). 골도 넣으면 좋겠지만 팀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먼저다."
-신생팀으로 가는 만큼 기대도 클 것 같다.
"선수구성을 봤는데 아는 선수도 있고 모르는 선수도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모여 친해져야 경기를 뛸 때도 연관이 되어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 아무래도 다른 팀은 기존의 선수가 있어 주전이 쉽지 않지만 강원 FC는 백지 상태다. 그래서 더 자신감이 생긴다. 축구는 경쟁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되도록 많은 게임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팀내 경쟁은 시너지 효과를 내서 더 좋은 팀으로 발전시켜 줄 것으로 믿는다.
-최순호 감독과는 아는 사이인가?
"감독님은 모르시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웃음). 이따가 만나뵐 텐데, 처음이다. 젠틀하시고 외모도 출중하시다. 선수 생활 시절은 어려서 잘 모르지만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건 안다.
-강원도 도민들에게 강원FC 선수를 대표해서 인사말을 전해 달라.
"강원도 분들이 남다른 축구 열정을 갖고 있는 걸 잘 알고 있다. 강릉농고나 상고 같은 팀도 유명하지 않은가. 그 관심과 열정을 고스란히 강원FC에도 보여주면 좋겠다.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이고 싶다."
드래프트가 끝난 직후 최순호 감독은 미포조선에서 함께 강원FC로 온 김영후(25)와 더불어 권순형을 나란히 양 옆에 두고 환한 웃음을 머금었다. 최순호 감독은 "직접 보니까 더 잘 생겼다"며 권순형에 대한 첫 인상을 밝히기도 했다. 권순형은 2006, 2007 2년 연속 K 리그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던 전 국가대표 이관우(30, 수원)와 비슷한 체형과 이미지를 지녔다. 게다가 포지션도 같다. 그의 축구인생도 이관우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화려하게 꽃피우기를 바란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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