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0)과 김승용(23)이 서울의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서로를 겨누고 있다. 그동안 서울 부동의 오른쪽 미드필더였던 이청용이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돌아온 '예비역 병장' 김승용이 바로 그 자리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전쟁을 선포했다.
광주 상무에서 2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11월 초 '예비역 병장' 신분으로 서울에 복귀한 김승용은 30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플레이오프 울산과의 경기에 후반 23분 정조국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아직 팀 분위기 적응이 덜 됐을 텐데도 김승용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이 연장 혈전 끝에 4-2로 승리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연장 전반 7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위치한 데얀에 절묘한 패스로 2-1로 앞서는 결정적인 골에 도움을 기록했고, 3-2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연장 후반 10분에는 쐐기골을 터뜨리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자축하기도 했다.
정규리그 25라운드 부산과의 경기에서 퇴장 징계를 받은 이청용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김승용은 인상 깊은 활약을 선보였다. 큰 경기, 중요한 경기에서 김승용이 보여준 이런 활약은 감독과 팬들에 깊은 인상을 남겨 서울의 오른쪽 미드필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실, 서울에 복귀한 지 이제 20여일 지난 김승용이 올 시즌 이청용이 쌓아왔던 아성을 당장 넘어서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승용도 이런 부분을 인정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이청용이 퇴장당해 오른쪽이 빈다고 해서 기회가 생겼다. 서울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며 아직 이청용의 존재감이 더 크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승용은 광주 상무에서 주전으로 뛰며 키운 경기력과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홀가분한 기분을 합쳐 이청용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시즌 서울이 남은 경기는 수원과의 챔피언결정전 2경기 뿐. 당장 김승용이 수원전에서 선발로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용의 전쟁'의 결말은 이번 수원전 선발이 아니라 내년 시즌 서울 베스트멤버가 되는 것이다. 둘 사이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귀네슈 감독은 "김승용은 실력 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조만간 적응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김승용은 서울에서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한 선수다.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김승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청용과 김승용이 벌이는 치열한 '용의 전쟁'에 귀네슈 감독의 행복한 고민은 늘어나게 됐다. 또 서울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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